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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Oct 07. 2018

스쿠버다이빙 강사 되기

스쿠버다이빙-41 | 배움이 무럭무럭 | 2013년 7월

다이브마스터 교육이 끝났다. 애초에 다이브마스터와 강사 과정을 이어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이브마스터 과정 끝!"이라고 할 만한 이벤트나 느낌 같은 게 없었다. 노마 코스디렉터 역시 여기까지가 다이브마스터 과정을 완료했다는 얘기 같은 건 없었고, 내가 다이브마스터 과정은 끝인 거냐고 물어보자 그제서야 "그냥 쭉 계속 하시면 돼요."라고만 했다.


그렇게 나에게는 다이브마스터 과정과 강사 과정의 경계가 있는지 없는지 애매했지만, 그래도 강사 과정 수업의 첫날부터 달라진 무게감은 느껴졌다.


강사 과정의 첫날,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8시부터 강습생들과 강사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해서 소개 정도일까라고 생각했지만, 그날의 예정된 일정은 거의 하루를 꼬박 채우고 있었다. 다이브마스터 과정에서도 교재나 과제들이 한가득이었는데, 당연하겠지만 강사 과정에서는 더 많아졌다. 교재를 슬쩍 들춰보니 뭔가 그냥 "어렵다"라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은 심오한 내용들이 가득해 보였다.


첫날부터 강행군인 스쿠버다이빙 강사 과정의 오리엔테이션 시간


강사 과정이 다이브마스터 과정과 다른 점은 분명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 느낀 다른 점은 깊이의 차이인 것 같다. 나의 느낌에 다이브마스터가 "기술"적인 내용을 다룬다면 강사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다루는 것 같다. 겉으로는 새로운 다이버를 가르치고 양성하는 것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바탕에 깔리는 안전 의식, 견고한 지식 수준, 신뢰감, 서비스 마인드, 책임, 나아가 다이빙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가 과정 내내 이어졌다.


그런 분위기는 우리를 대하는 노마 코스디렉터의 태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다이브마스터 과정에서는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명확해 보였는데, 강사 과정에서는 그 수준이 아닌, 동등한 수준에서 함께 토론하고, 어떤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인지를 찾아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보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우리는 강사로서의 책임이 어떤 것인지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뜨거운 여름 두 달에 걸쳐 거의 매 주말, 혹은 평일의 저녁 6시 땡치면 "요즘 일찍 퇴근하네?"라는 팀장님 얘기에 "아 네 저 뭐 그..."라는 밑도 끝도 없는 대답으로 얼버무리고는, 이어지는 팀장님 반응은 들을 새도 없이 달려와 피자로 끼니를 때워 가며 수업을 받은 것은 다이브마스터 때와... 별반 다르지 않네? 


광복절 샌드위치 휴일에는 동해로 투어를 갔는데, 이번에도 다이브마스터 때처럼 오픈워터 과정을 배우는 교육생들이 같이 갔다. 글쎄? 우리의 교육 스킬은 다이브마스터 때보다 좋아졌을까? 우리와 함께 한 교육생들은 더 편안하고 즐거웠을까? 그런 걱정인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인지 모를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역시 강사로서의 책임을 느껴가는 과정이지 않을까라는 위로 또는 자기 합리화(?)를 해 본다.


누군가에겐 새로운 즐거움, 누군가에겐 훈련


8월의 끝자락, 아직 뜨거운 열기가 우리의 매일을 지배하던 때에 지금까지의 노력과 인내와 앞날의 기대를 확인하기 위해 스쿠버다이빙 강사 시험 장소인 울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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