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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의 꽃 마우스필

프리다이빙-15 | 이것은 또 신세계! | 2015년 11월

by 탱강사

누군가는 중급 레벨에서 배우는 프리폴을 프리다이빙의 꽃이라고도 하는데, 마우스필이야말로 프리다이빙을 배우고 어떤 벽을 넘는다는 관점에서는 최후의 궁극기가 아닌가 싶다.


프리다이빙을 배우고 관심을 들이기부터 마우스필(Mouth fill)이란 말은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고급 프리다이버가 제일 마지막까지 되는지 마는지 확신이 안 서면서 아침마다 저녁마다 강사와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얘기하는 게 바로 마우스필이기 때문이다. 초급 레벨에서 프렌젤이 있다면 고급 레벨에선 마우스필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나 역시 초급 과정에서부터 이 말을 들었었는데, 아침밥을 먹는 시간이나, 저녁에 다 같이 모여 하루를 정리하며 맥주를 마실 때도 꼭 누군가는 마우스필 얘기를 꺼냈던 것이다. 그렇게 자주 듣다 보니 궁금증에 누군가에게 물어봐도 고급 레벨에서 배우게 될 거라고, 충분히 설명이 될만한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마치 어릴 적 "니도 크면 다- 알게 될끼다." 라던 사촌 형들과의 추억이 30년을 거슬러 다시 나타난 기분.


하긴, 정식 교육 과정의 내용이라면 그때가 되어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게 정상이겠지 싶어, 그냥 무지 어려운 건가 보다 하는 지레짐작만 할 뿐이었다.


이제 고급 레벨을 들으니 그렇게 궁금하던 마우스필을 배울 수, 아니 마우스필의 정체를 알 수 있으렷다. 바다에 나가기 전에 강사와 마우스필이 뭔지 배울 때면 으레 하는 것으로 풍선을 이용한 연습이 있다. 풍선을 입에 물고 부풀린 다음, 코를 잡고 있다가 놓았을 때 풍선의 공기가 그대로 코로 빠져나가면 그것이 마우스필에 필요한 길이 잘 잡혔다는 게 된다. 그래서 그동안 봐 왔던 것이 모두들 파란 풍선을(파란 풍선을 어지간히 대량으로 사 둔 듯) 입에 문 체로 코를 잡았다 놓았다 하는 모습들이었다. 그것 역시도 궁금했는데 이제 그 비밀을 알 수 있겠지.


설명을 듣고 강사님이 시키는 대로 풍선을 불고 코를 잡았다가 놓았다. 풍선이 누르는 대로 바람이 콧 속을 긁으면서 콧구멍으로 슈욱 하고 빠져나갔다. "어?! ... 잘하시네요." 어라? 이거였어? 별로 어려울 게 없는데? 그렇게 실습 전에 해 본 연습은 간단히 끝났고, 이제 바다에서 마우스필을 써먹어 볼 차례가 되었다.


일단은 물밖에서 연습하던 것이 물에 들어가서 머리를 아래로 둔 체로 하강하면서도 잘 될지 간단히 연습해 보는 것부터다. 하강줄은 30m 정도로 내려 두고, 대략 15m 부근에서 마우스필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30m 수심이면 프렌젤 이퀄라이징으로도 갈 수 있는 수심이지만, 이퀄라이징을 위한 공기가 모자라는 느낌이 나기 시작할 시점이다.


다이브 컴퓨터에서 15m 도착 알람 소리를 듣고 입에 공기를 머금고 연습했던 마우스필을 시도했다. 오옷?! 프렌젤 이퀄라이징을 할 때보다 훨씬 힘이 덜 들고 편하잖아? 30m 수심은 그런 생각만 잠시 하는 동안에 도착해 버리는 수심이 되어 버렸다.


물밖으로 올라와 가뿐히 회복호흡을 하고 나니 강사님이 물어봤다. "어때요?" 짤막한 질문이다. 나의 대답도 짤막했다. "엄청 좋은데요?" 그 이후로 속도를 내 보라거나 부이 설치 요령 등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마우스필에 대한 얘기는 더이상 하지 않았다. 할 필요가 없었던 거지.


훈련을 마치고 다이브 숍에 와서 강사님이 다른 분들께 얘기하기를, 마우스필 한 번에 성공하는 사람은 처음 본단다. (우쭐. 우후훗... 혹시 영업 멘트인가?) 그렇게 많이 봐 왔던 사람들의 어려움이 괜한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을까? 프렌젤 이퀄라이징도 사람들이 지레 어려울 거라고 겁을 먹는 건 아닐까 생각이 잠시 들었다.


마우스필이란 신비의 기술을 장착하고 나니 30m의 벽을 넘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음 훈련부터는 조금씩 계속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40m부터는 또다시 폐압착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건 또 어떻게 극복을 해야 하는 걸까?


고급과정 프다팡 블로그 캡처.PNG 다이브 숍피셜(?) 최고천재...-_-;;;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다이브 숍 블로그 캡처로 땜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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