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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Dec 16. 2018

칸쿤을 가는구나!

다이빙 여행 | 칸쿤-01

칸쿤이 그렇게 좋다더라 얘기만 들었지 칸쿤이 정말 어떤 곳인지도, 언제 가 보게 될지도 몰랐지만, 세상일이 어차피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어느 날 갑자기 에라 맘먹고 가게 되는 것. 주저하기보단 저질러 보는 것이 승자.  


나의 첫 칸쿤 여행이 사실 그렇게 무계획적으로 벌어진 일은 아니었다. 회사 근속 10년이라고 2달에 가까운 리프레쉬 휴가를 쓸 수 있게 되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을 일이 무엇일지 열심히 고민했었다. 그러던 차에 Angela 강사님이 짜고 있는 코코스 투어와 시간이 딱 맞아떨어진다는 걸 알았다.


코코스는 중미의 코스타리카의 섬으로, 망치상어(귀상어) 떼를 볼 수 있는 곳이지만 멀기 때문에 1주일보다 긴 일정이 필요하다. 나의 휴가는 훨씬 더 많으니 기왕 멀리 가는 김에 세노테를 보러 칸쿤도 들렀다 오면 되겠다 싶었다. 돈이 좀 많이 들지만 돈보다는 기회와 시간, 타이밍이라는 자기 합리화로 망설임을 날려 버렸다.


칸쿤이 좋은 곳이라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들어왔지만, 유독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그곳에 있는 세노테 때문이다. 세노테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흩어져 있는 물이 가득한 석회암 동굴인데, 칸쿤 근처에 유독 많이 있다. 세노테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들어보기만 했다가, 스쿠버다이빙 여행책 "그랑블루"에 나온 이야기를 읽고 급관심이 폭발했다. 책에서는 분명히 영혼이 치유되는 신성한 곳이라 했건만, 사진은 지저분한 연못처럼 보이는 것밖에 없으니 오히려 궁금증이 더 커졌다. '도대체 이 지저분해 보이는 웅덩이에 뭐가 있길래 영혼이 치유된다는 거지?'


다이빙에 꽂혔을 때 산 책. 이 책을 계기로 저자와의 특별한 인연이 이어졌다.


세노테에 대한 궁금증을 폭발시킨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진. 지금에야 어떤 풍경인지는 알지만 이 사진만으로는...


그렇게 관심만 많았던 체로 몇 년이 흐른 후에야 가게 됐지만, 어쩌면 그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세노테 동굴 다이빙은 다이빙 경험이 많은 최상급자에게 어울리는 다이빙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딱 어울리는 정도의 실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적절한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코코스 투어를 마치고 다른 일행들은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갈 때, 나는 홀로 애틀랜타를 거쳐 칸쿤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다.


항공 일정은 비행기나 공항 사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면 여유롭게 잡아야 한다. 설사 별 어려움 없이 일사천리로 수속이 끝나, 시간이 남고 할 일이 없어 심심하더라도 촉박한 시간에 쫓기는 것보다는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낫다. 내 비행기의 환승 시간은 3시간으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이다...라고 생각했다. 어쩜 미국은 매번 비행기도 공항도 맘 편히 끝나는 일이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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