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미식여행 - 2/3
기온은 서울보다 높다고 했지만 흐린 데다 습하고 바람까지 부는 후쿠오카는 서울과는 다른 추위를 선사했다.
저녁 식사 외에는 다른 계획을 전혀 잡지 않고 온 터라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막막하다. 후쿠오카는 종종 왔던 곳이라 가 보고 싶은 곳이나 하고 싶은 것도 특별히 없다. 그저 배고프지만 않게, 다리 아프지만 않게 익숙한 외지에서의 하루를 보내기만 할 뿐이다.
저녁 시간이 되어 찾아가는 미슐랭 2 스타 덴뿌라집 텐코. 한적한 분위기의 동네에 밝지 않은 가로등 불빛이 겨울의 운치를 더해준다. 이 부근은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이 많이 보인다. 다음에 후쿠오카를 오면 한 번 찾아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텐코에 도착했다. 잘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로 간판이 작다. 인기척도 없는 듯한 실내로 들어서자 아주머니 한 분이 나와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곧장 자리로 안내한다. '음? 예약하지 않은 사람은 오지도 않는다는 믿음이라도 있는 것인가?'
손님은 카운터에 몇 명, 그리고 뒤편에 작은 방에 몇 명 정도. 그럼에도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할아버지 오너 셰프와 여동생 분이 운영하신다는데, 살짝 보이는 주방에 한 사람이 더 있는 것 같다.
서빙해 주시는 아주머니는 온화한 미소와 친절로 기분을 풀어주시는데, 혼자서 음식을 다듬고 덴뿌라를 만드시는 할아버지는 음식에 둔 시선을 전혀 돌리지 않고 살짝 굽은 등이 애처로워 보일 정도다. 이것이 음식 하나에 인생을 바친 분의 모습인 건가?
메인 음식이 덴뿌라이지만 음식이 느끼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든다. 감탄할 틈도 없이 다음 음식이 계속 서빙되는데, 양도 적지 않아 점점 배가 불러온다.
특히 대구 이리 튀김과 성게알 김말이 튀김은 지금까지 먹어 본 적이 없는 꼬소하고 부드러운 맛과 식감을 선사했다. 아니, 다른 좋은 음식점에서도 먹어 본 음식들인데, 어찌 이런 다른 맛을 내는 것인가!
큰맘 먹고 와 본 저녁, 그 보람이 있었다랄까. 그러고 보니 내일의 3 스타 스시는 또 어떤 놀라움을 줄지 사뭇 기대가 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