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척추가 있어요

마음이 삐딱해질 때 괴로움이 찾아온다

by 디아

“척추가 좀 틀어졌네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세요?

‘내 척추가 어떻게 틀어졌다는 거지? 어떤 자세를 해서 틀어진 걸까? 안 틀어지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하지?’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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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러분의 마음이 아플 때, 누군가가 “마음이 좀 틀어졌어요, 마음이 틀어져서 아픈

거예요.”라고 말하면 어떠신가요? 일단은 기분이 나쁘고 속으로 좀 화가 일어날지도 몰라요.

‘네가 내 마음을 알아? 그 사람이 나를 아프게 했는데 다 나 때문이라는 이야기야?’

몸 운동과 마음 운동은 닮은 면이 무척 많은데요.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이렇게

반대랍니다.

몸 운동은 자가 진단을 하고 나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단련해야 한다고 우리 모두 이해하고

있습니다.(물론 실천이 잘되는 것과는 별개이지만요!) 그런데 마음 운동은 자가 진단을 할

때조차 거부감이 일어나요. 그리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단련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모릅니다.(마음은 눈에 안 보이니까 마음먹으면 바로 되는 줄 착각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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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척추가 있습니다. 마음의 척추가 삐뚤어지면, 마음이 자꾸 아플 수 있어요. 마치

틀어진 척추가 계속 삐딱한 축으로 기울어지며 나중에 스스로 고통을 주게 되듯이 말이에요.

마음에 척추가 삐뚤어지면, 나를 괴롭게 하는 생각과 감정에 마음을 계속 기울입니다. 자주 한

방향으로 기울이면 그쪽으로 마음의 길이 납니다. 그 길이 점점 넓어져서 대로(大路)가

되어버리면, 바로 우울장애, 공황장애 등의 진단을 받을 수도 있죠.

자꾸 우울하고 불안하고 걱정되고 화가 나고 두렵다면, 마음이 우울하고 불안하고 걱정되고

화가 나고 두려운 생각 쪽으로 주의를 많이 기울였다는 뜻입니다. 안 좋았던 과거 생각이나

불투명한 미래로 마음이 가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무기력해지고, 알 수 없는 분노 등이

쉽사리 일어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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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태생적으로 마음의 척추가 삐뚤어진 선천성 측만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만 나면 예전에 기분 나빴던 일을 떠올리고,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험한 일을 자꾸만

상상하고, 나에 대해 불평불만을 쏟아놓고, 타인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비난하는 데 꽤나

열심이니까요.

자, 마음이 건강해지는 자세는 어떻게 만들까요?

마음이 불편하면 ‘뭔가 좋지 않다’는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그런 다음 나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지금 마음을 어디로 기울이고 있지?’

아마도 나빴던 과거 기억이나 미래에 좋지 않은 생각과 감정에 빠져 있었을 거예요. 또는 나에

대한 자책, 불만, 아니면 타인에 대한 비난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져 있었을 테죠.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지금 마음의 척추가 삐뚤어지고 있어. 이건 내 마음에 나쁜 자세야.’ 하고

인식합니다. 그러고는 마음에 좋은 자세를 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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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척추를 반듯하게 하는 자세는 ‘지금 여기로 돌아오기’입니다.

생각 속에 빠져 있는 마음을 지금 걷고 있다면 발걸음 자체에, 차를 마시고 있다면 차 한

모금에, 청소를 하고 있다면 걸레질에 기울여 봅니다. 마치 걷는 행위 예술을 하는 사람처럼

차분히 걸어보거나, 다도를 하는 사람처럼 차를 우아하게 마셔보거나, 수도승이 사원을

정돈하는 것처럼 경건하게 청소해봅니다. 즉 지금 여기에서 하는 일에 마음을 기울여봅니다.

‘지금 여기’에 마음이 오래 머물수록 내 마음은 점점 건강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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