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불과 몇년전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놓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안정적인 상태를 위해 저를 드러내기 보다는 조직에 융화되는 삶을 살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저도 이런 조언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직에 융화되는 것 보다는 "제 자신" 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 선택 덕분에 꽤나 어려운 시간도 많았지만, 책을 4권 내며 제 생각들을 정리해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는 몇백차례에 가까운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기업과 기관에서 마케팅과 트렌드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렸죠.
만약 제가 그 선택의 순간에서 조직에 융화되는 삶을 택했다면, 지금보다 편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았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얻는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아마 알파세대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무슨 선택을 하겠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자신" 의 가치를 따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알파세대를 대표하는 특성 중 하나니까요.
"남의 기준은 그야말로 '남의 기준' 일 뿐"
남의 기준은 그야말로 "남의 기준" 일 뿐입니다. 타인이 설정해 놓은 기준은 그 기준을 설정한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겁입니다. 즉, 자신에게는 그 기준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알파세대는 그래서 타인의 기준에 딱히 관심이 없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마 모 제품의 광고에서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는 멘트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저는 이 멘트를 "입소문" 의 한 방식이라고 봅니다. 참 좋다는 말이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간다면, 지속적으로 구매 인원이 증가하게 될 것이니 말이죠. 이 메시지가 퍼지고 퍼지면, 결국에는 구매에 영향을 주는 입소문이 될 겁니다.
하지만 알파세대에게 이 멘트를 들려준다면, 아마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릴 겁니다. "참 좋다" 라는 말 자체가 해당 제품 광고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기준이거든요. 직접 느껴보고 "좋다" 는 결론을 내린게 아니라, 타인이 말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알파세대가 이 광고를 보고 끌릴 확률은 상당히 낮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알파세대에게 단순 "입소문" 은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입체적인 "리뷰" 를 지향하죠. 이 역시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배달의 민족을 한 번 생각해볼까요? 그냥 쭉 리뷰를 읽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에 대한 리뷰와 사진을 찾습니다. 자신이 소비하고 싶은 것 위주로 다시 기준을 세우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죠. 자신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자신의 가치로 다시 재해석하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시준을 강요하는 건 알파세대와의 소통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 기준보다는 함께 만들어 가는 "규칙" 이 더 나을 수다는 걸 기억해두세요.
"성공의 기준도 우리 방식대로"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성공의 기준도 정해진 게 없습니다.
MZ세대는 이미 재테크와 같은 경제적 가치들을 자기 발전을 위한 놀이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알파세대는 더 나아가 직접 움직이며 체득합니다. 경험해보며 배우는 것이죠. 좀 더 적극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이해하려 하는 겁니다. 각자의 성공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말이죠.
이렇게 생각해보시죠. 저는 학교에 다닐 때, 명문대에 들어가는 게 성공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하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그렇지는 않았거든요. 그때 느꼈죠. 어쩌면 이것도 주입식 교육의 문제라는 걸 말이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알파세대는 주입하려 해도 주입이 잘 안 되는 세대입니다. 성공의 기준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여러 기준들 대신, 각자의 가치로 성공을 생각합니다. 취미를 잘 발전시켜도 성공이고, 특기를 개발해 원하던 학교에 진학해도 성공이죠. 성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 겁니다. 획일화된 기준으로 성공을 바라보지 않으니, 접근하는 분야도 다양해 집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많은 분야의 콘텐츠 가 필요해진 것이고, 알파세대가 사회 구성원으로 더 성장하면 이 상황은 더 심화될 겁니다.
"제발 주입은 하지 마세요"
그래서 알파세대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주입" 이라는 단어를 잊으셔야 합니다. 대신 합리적인 이해를 추구하세요. 또한 자신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할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게 좋습니다.
물론 "조언" 의 가치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조언이 강요가 되는 건 좋은 방식이 될 수 없습니다.
알파세대는 "열린 가치" 의 지향이 필요합니다. 각자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여력이 필요해요. 저는 이걸 열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과 트렌드에 따른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과 기관의 입장에서 무작정 생각하기 보다는, 알파세대가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게 트렌드를 이끄는 마케팅의 방식이 될 것입니다.
트렌드를 반영하고 싶다면, 알파세대의 판단을 기다리세요. 소통도 마케팅도 조금은 편해질 겁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글/노준영 no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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