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없는 "계란 도시락" 과 "계란 샌드위치" 가 있다.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실 수도 있겠다. 오타가 난 게 아닌가 싶으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오타가 아니라 사실이다. CU가 흥미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CU가 최근 대체 계란으로 만든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 계란을 활용한 채식 중화 정식 도시락, 채식 바질 가득 샌드위치, 채식 채란마요 유부초밥 등 총 3종이다. 방금 언급한 것처럼, 대체 계란을 활용했다.
CU는 그간 꽤 오래 색다른 시도들을 해왔다. 지난 2019년 편의점 최초로 ‘채식주의’ 브랜드를 만들어 도시락부터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40여 가지 채식 간편식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온 바 있다. 해당 시리즈는 현재까지 약 550만 개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대체 계란 자체는 푸드테크 전문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묵·녹두·단호박·대두 등 식물성 원재료로 개발했다. 실제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는 물론, 특유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CU 측이 직접 설명했다.
최근 이런 흥미로운 개념이 많이 나온다. 고기 없는 고기 패티, 참치 없는 참치, 그리고 계란 없는 계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체" 제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 업계는 이를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에 활용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체 제품은 "대체" 왜 그런 걸까?
간단하다. "가치소비" 를 이해하면 쉽다.
가치소비란 자신의 가치나 생각을 소비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다. 대체 제품은 대부분 비건 때문에 선택하게 되는데, 비건은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따라서 "가치" 와 "생각" 을 반영했다고 보면 좋다.
사실 우리는 그간 소비를 위한 선택 기준에 대부분 "가격" 과 "성능" 을 반영해왔다. 그래서 "가성비" 라는 단어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기준이 이제 사라진 건 아니다. 그러나 가치라는 보이지 않는 개념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사회적 가치, 개인적 가치, 선호도 등 다양한 가치들이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기업과 브랜드는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유사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가치에 대한 움직임은 즉각적인 반응의 관점에서 바라보긴 어렵다. 장기적 브랜딩의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이렇게 가치에 대한 반영을 이끄는 기업을 향해 소비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시길 권한다.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가치" 에 있었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가치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이어가 보시길 바란다.
사진/BGF리테일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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