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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Oct 27. 2020

어려운 걸 현실로, 소비자와 기업의 대동단결 “네고왕"

필자는 처음 네고왕이라는 단어를 접했을때, 중고 거래 프로그램일 것이라 생각했다. 중고거래를 나가 가격 흥정을 하는 과정을 담았나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상의 개념을 가져오려면 “소비자가격” 을 건드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고왕을 처음 본 순간,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네고왕의 주제는 기업과 소비자 그 자체였다. 광고주를 찾아가 소비자의 의견을 전달하고, 제품에 대한 네고를 받아내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네고왕의 출연자인 광희는 가감 없는 멘트로 기업 광고주를 긴장시키고, 결국 네고를 성공시킨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광고주에게 광고 효과를 가져다주는 게 핵심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광고주에게 꽤나 매력적일 수 있다. 광고주는 네고왕에 나온 만큼 할인해줘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각도로 얻는 광고 효과를 보면 말이다.


일단 유튜브 자체의 노출을 생각할 수 있다.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 그 자체가 엄청난 노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네고한 상품은 어김없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다. 화제 키워드를 얻게 되니 이 부분도 큰 광고 효과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네고한 상품 자체의 판매다. 물론 원래 가격보다는 영업이익이 줄겠지만, 박리다매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 즉, 광고비를 주고 네고왕에 등장해 가격을 할인해도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또한 이는 뉴미디어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유튜브를 통한 화제성 창출, 그리고 네고왕의 활약을 통해 싸게 구매한 대중들이 SNS에 인증을 벌인다. 유기적 바이럴, 새로운 미디어에 가장 최적화된 광고 방식이다. 네고왕을 통해 우리는 기존 매스미디어가 아닌 새 미디어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광고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와 기업을 대동단결 시킨다는 점이다. 원래 소비자와 기업은 다소 경직된 수평적 관계였다. 과거를 생각해보자. 기업은 상품이나 콘텐츠를 공급하는 입장에 있었고, 소비자는 이를 구매하는 상황에 있었다.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의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창구는 전화가 다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적극적으로 반영되진 못했다. SNS라는 공간이 없으니 여론을 형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런 환경 속에서 소비자는 상품을 일방적으로 공급받는 위치에 있었고, 공급자가 소비자보다 우위에 존재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지금은 다르다. 소비자는 홈페이지, 커뮤니티,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도 간편해졌고, 각종 창구를 이용해 기업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기업은 이런 소비자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게 되었다.


네고왕은 수평적 관계에 좋은 사례다. 프로그램 속에서 기업은 활발한 광고 효과가 웃을 수 있고, 소비자는 싼 값에 소비가 가능해 즐거울 수 있다. 두 주체 모두가 동시에 좋은 상황을 만들긴 어렵다는 인식 속에서, 뉴미디어의 최전선에 존재하는 유튜브를 이용해 완벽히 수평적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네고왕이 제시한 수평적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꼭 네고를 해주는 상황이 아니어도,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비자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금은 소비자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열린 미디어의 시대다. 서로 존재감을 인정하고 소통을 주고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네고왕이 꿈꾸는 대화의 구조는 생각보다 큰 메시지를 주고 있다.


늘 소통하라 말한다. 그 소통의 방법이 무엇이라도, 모두가 함께 참여 가능한 소통 구조의 확립은 지금의 트렌드에서 매우 값진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소통법을 고민하라. 지금도 대중은 우리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달라스튜디오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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