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준영 Nov 10. 2020

"새로운 건 필연적이다", 이날치 열풍이 말하는 것

새로운 건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 같이 미디어가 열려있는 세상에서, 새로운 시도를 향한 동력은 어디에서나 발휘될 수 있다. 그리고 필자에게는 "이날치" 가 그런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이날치는 젊은 판소리꾼들이 뭉친 조합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영상과 함께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한국판 뉴딜 광고에도 등장했다. 여기에 판소리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안무와 특별한 시너지를 보여준다. 굳이 말하자면 "한국적 힙함" 이라고나 할까. "범내려온다" 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그야말로 힙하다.


이날치 열풍은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만한 요소가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코드로 B급을 말하고 싶다.


필자는 책에서 B급은 콘텐츠의 질을 말하는 게 아니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과거 B급이라는 단어는 저예산, 혹은 다소 질이 떨어지는 콘텐츠들을 표현하는 단어로 쓰였다. 하지만 열린 미디어의 시대에서 더이상 B급은 콘텐츠의 등급을 말하는 단어가 아니다. 대신 콘텐츠의 방향성을 뜻하는 말로 사용해야 한다.


말하자면, 우리가 기존 매스미디어에서 많이 봐오던 방향성은 A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제외한 모든 새로운 방법들을 B라고 말하면 좋을 것이라 본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방송공사인 EBS가 기존에 보여줬던 콘텐츠의 일관된 방향성은 A다. 하지만 솔직한 캐릭터로 유튜브식 소통을 시도한 펭수의 존재감은 B인 것이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아나운서의 스타일이 A라면, 장성규씨라는 뉴미디어 캐릭터는 B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는 달라졌다. 그리고 그 미디어 속에서 공유되는 콘텐츠의 스타일도 크게 달라졌다. 그래서 이런 콘텐츠들을 표현할 단어가 필요해졌다. 필자는 뉴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거나,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은 조합을 근사하게 소화하는 스타일을 모두 B라고 말하고 싶다.


이날치는 분명 특이한 조합이다. 현 시대에 판소리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새롭고, 판소리와 댄스라는 극강의 조합을 한 자리에 모은 것도 특별하다. 즉, 우리가 판소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할만한 방향성은 아니기에 B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B를 향한 시도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다. 대중은 새로운 걸 원하고, 기존의 미디어는 그 바람을 100% 담아내지 못한다. 즉, 새로운 환경을 경험한 대중들이 원하는 호기심 어린 도전과 조합이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치는 이 사실에 정확히 부합한다.


현 시대의 미디어를 보고 있는 대중들의 특성을 파악한 것 역시 주효했다. 지금 이 시대의 대중들은 각자 원하는 게 다르다. 이런 니즈를 만족시켜주고 있는 게 바로 유튜브의 다양한 영상들이다. 이제는 특정 타겟을 두고 모든 걸 판단하는 게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도와 소통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치의 콘텐츠도 이런 믿음 속에서 나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도를 하기전 결론부터 내리는 건 옳지 못하다. "취향" 이라는 거대한 믿음 속에서, 우리는 더욱 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런 노력이 지금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날치의 사례를 보고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건 시도가 지닌 가치다. 수많은 취향의 대중들이 공존하는 이 시대의 전장에서, 앞으로 나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길 바란다.


사진/이날치밴드, 네이버 온스테이지 캡쳐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매거진의 이전글 김장 재료도 편의점에서 사는 시대가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