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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Dec 24. 2020

"깡"으로 이끈 연간 최대 매출, 시사점은 무엇일까?


농심이 "깡" 시리즈로 실적을 이끌었다.



농심에 따르면 새우깡과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옥수수깡 등 깡스낵 5종의 연간 매출액 합계가 역대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깡 열풍에 최근 출시된 옥수수깡의 인기가 더해져 신기록을 이뤄냈다는 게 농심측의 설명이다.


새우깡은 전년 대비 약 12% 성장해 12월 초까지 매출 810억 원을 달성했다. 깡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얻자 지난 7월 기준으로 깡스낵 4종의 한달 매출액이 최초로 1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감자깡은 전년 대비 20%, 고구마깡은 39%, 양파깡은 70% 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승세는 트렌드에 발맞춘 빠른 움직임이 한몫을 했다. 농심은 비의 "깡" 이슈를 활용해 모델로 섭외했고, ‘대국민 챌린지’ 를 개최하며 선정작과 비가 함께하는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중들이 반응을 보이는 부분을 빠르게 캐치해 실행으로 옮긴게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이 사례만 봐도 느낄 수 있겠지만 "밈" 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우리가 흔히 짤이라고 부르는 개념과 유사한 밈은 형태와 구성면에서 짧고 단순한 경우가 많아 존재감 자체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밈은 어쩌면 잘 만든 광고 한편보다 더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들이 스스로 공감하고 퍼트리는 "자동 바이럴" 의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요즘의 대중들은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움직인다. 즉, 스스로 관심이 없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기업이 만든 광고를 아무리 공유해달라고 외쳐도, 스스로 공감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다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광고를 만드는데 비용을 쓰고, 확산을 위해 또 광고비를 쓰는 등 집행하는 비용의 단위만 올라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밈은 다르다. 비의 "깡" 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밈을 열정적으로 옮겨달라 소리친 사람은 거의 없다. 대중들이 스스로 흥미를 느끼니 움직였고, 깡이라는 단어에 착안해 비가 모델이 되어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억지스러운 과정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밈은 지금 SNS와 뉴미디어가 대세가 된 이 시대에서, 자동으로 바이럴이 되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대상 중 하나다. 따라서 캠페인이나 광고를 기획할때, 밈의 측면에서 접근할만한 요소가 있을지 사전에 고려해보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일부로 밈을 의도한다고 잘 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획 시 밈에 대한 이슈를 반영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하나의 시사점은 펀슈머적 성향을 이해하라는 것이다. 대중들은 흥미를 느끼고, 재미가 있어야 반응한다.


아주 당연한 사실일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근사한 광고 한편에 반응하기보다는,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찾는 곳에 반응하는게 뉴미디어의 성격이라는 것이다.



이런 성향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2020년 한해를 풍미한 하이트진로, 삼양라면 등의 흥미로운 굿즈 열풍부터 시작해 편의점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리얼셰이프 젤리까지, 결국 눈길을 끄는 건 재미였다.


이런 성향은 펀슈머의 성격으로 정리된다. 펀슈머, 재미를 느껴야 소비하는 성향을 말한다. 여기서 재미란 꼭 웃긴 걸 말하는 건 아니다. 재미없는 거 빼고는 모든 감정이 "펀" 의 범주안에 들어갈 수 있다.


농심이 "깡" 열풍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대국민 챌린지나, 비와 함께 하는 광고 등의 요소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뉴미디어 활용은 물론이고, 기존에 농심이 깡시리즈 제품으로 전개해온 프로모션과는 약간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의 마케팅은 적어도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하나는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참여도 좋고, 혹은 생경함도 좋다. 입체적인 감성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 를 위해 고민하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


농심은 "깡" 으로 해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고민은 명확하다. 뉴미디어에서 어떻게 대중들이 먼저 움직이게 만들것인가? 그 해답은 밈과 펀슈머의 성격에 숨겨져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사진/농심, 하이트진로, 삼양라면, 코리아세븐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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