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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틀조선일보 Aug 21. 2018

[원작 vs. 영화] 패딩턴

복슬복슬한 갈색 털에 반지르르한 까만 코, 쫑긋 솟은 새까만 귀를 가진 꼬마 곰 ‘패딩턴’은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페루 출신의 희귀 곰이다. 폭풍우로 가족을 잃고 혼자 영국으로 밀항해 온 패딩턴은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브라운 가족의 도움으로 새 가족을 찾아 나서지만, 움직이는 족족 사고를 일으켜 브라운 가족의 골칫거리가 되고 만다. 한편, 말하는 희귀 곰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악당 박제사 ‘밀리센트’가 호시탐탐 ‘패딩턴’을 노리며 좌충우돌 사건이 펼쳐진다.

영화 ‘패딩턴’의 주인공 패딩턴은 가는 곳마다 사고를 치는 말썽꾸러기지만, 누구보다도 예의 바르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마성의 곰이다. 국내에는 2015년 영화가 개봉되며 이름이 알려졌지만, 패딩턴은 ‘위니 더 푸(1977)’의 곰돌이 ‘푸’나 쿵푸팬더(2008)’의 ‘포’보다 훨씬 오래된 곰 캐릭터다. 1958년 출간된 마이클 본드의 소설 ‘내 이름은 패딩턴’을 통해 탄생한 패딩턴은 올해로 딱 60세를 맞은 장수캐릭터로, 영국에서 지금까지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지=영화 '패딩턴' 스틸컷

영화 ‘패딩턴’은 소설과 다른 작품이 아닌 ‘패딩턴 시리즈’의 연장이다. 패딩턴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모습과 성격, 패딩턴과 브라운 가족이 만나게 되는 도입부의 에피소드는 소설의 것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고 있지만, 후반에는 소설에 없는 영화만의 독자적인 에피소드를 더해 새로움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희귀 곰을 박제하겠다는 일념으로 패딩턴을 노리는 박제사 ‘밀리센트’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밀리센트의 아버지인 탐험가가 페루에서 패딩턴의 숙부, 숙모와 만났다는 등의 이야기는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영화 ‘패딩턴’은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소설 못지않은 ‘패딩턴’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미지=영화 '패딩턴 2' 스틸컷

영화는 2017년 후속작 ‘패딩턴 2’를 선보였는데, 패딩턴이 도둑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사건을 그린 영화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보기 좋게 깨트린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악당 역을 맡은 휴 그랜트의 팔색조 연기와 완벽한 연출, 영상미가 돋보인 ‘패딩턴 2’는 전편보다 2배 이상 높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소설과 영화 그 무엇으로 시작했던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매력을 가진 ‘패딩턴’은 어느 것을 보더라도 비슷한 재미를 보장한다. 꼬마 곰 ‘패딩턴’에 집중한 담백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소설을, 좀 더 다채롭고 화려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영화를 추천하겠지만, 이왕이면 시리즈 최고의 재미를 보여주는 영화 ‘패딩턴 2’는 놓치지 말고 꼭 한 번 보길 권하고 싶다.


통플러스 에디터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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