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실

꽃샘바람 떠났던 날

by 안신영

겨울의 끄트머리

꽃샘추위에 얼어붙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더니

어느 날

햇살이 얼음을 녹여

철새 오리들을 불렀더라.



장독은 깨지지 않아서

햇살이 너무 좋아서

동네 사람들

모두 팔 걷어 부치고

헛둘! 헛둘! 팔 돌리며

걸음 걷는 중이더라.


목련 나무 꽃눈 달고

그윽이 바라보며 서 있는데

찌르륵 짹짹

직박구리, 할미새 포로롱

연인 찾아 날아드니, 그 노래

아롱지는 은방울이더라.


물비늘 빛나는 개울물에

모여든 철새 오리들

운동회라도 하는 양

자맥질로 수영하며 잠수 타고

몇몇은 푸드덕 날개를 휘젓더라.


햇살은 눈부시어

꽃샘바람도 맥 못 추고 떠났나.

줄넘기, 배드민턴, 운동기구 매달려

연신 흔드는 사람들 그림자

봄을 기다려 마음은

저만치 앞서 뛰어가는

그림자만 바빠 보이더라.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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