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別離

by 안신영



잊고 두곤 온 것 없니?

.....


마음을 잊고 두고 왔네요.

그 산골짜기에

마음을 두고 갑니다.


밤 사이 내린 하얀 눈 세상 속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너와 나.

밤새 꺼이꺼이 목울대 부풀려

산 넘어가며 울부짖던 저 바람도

이 겨울 끝자락을 잊을 없어

마음을 내려놓았을지도 모릅니다.


햇살이 비추인 곳

눈 녹아 마음 풀리듯 물이 흐르는

그 길을, 마음으로 흐르던 음악

어두운 밤을 밝히던 촛불까지도

오롯이 남겨 두고 가렵니다.


말없음이 오히려 편안한

....


얼음길에 미끄러질까

눈길에 넘어질까 잡아주던 손

그 손, 마음이 무어라고

잠시 까무러칠 듯 빼앗긴 순간

그 고운 마음도 함께 두고 가렵니다.


바닷물처럼 푸르던 겨울 강가에서

'강가의 저 나무는 나를 기억이나 할까

흐르는 저 강물은 날 낯설어하네...'

이름 모를 시인의 시를 읊조리던

영원永遠 같던 순간을 두고 가렵니다.


먼 훗날

살며시 손 잡아 주머니에 넣고 걷던

그 풍경조차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겠지요.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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