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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일기

by 안신영

눈으로만 보세요

사나운 가시가 철옹성이에요.

계절의 여왕으로 모셔주세요.

장미.

꽃잎이 평평한 접시 같아서

접시꽃 나무라고도 해요.

속살이 하얘서 이쑤시개 재료예요.

백당나무.

수레를 만들어요.

그대와 함께라면

험한 길이라도 어디든지

굴러갈 자신 있어요.

수레국화.

토끼들아 어서 와

배불리 먹으렴

꽃이 붉어서 붉은 토끼풀.

꺾어가지 마세요.

많이 아파요. 매일 친구를 잃어요.

바라만 보아도 좋은걸요

나는야 꽃 양귀비.

찌를까 말까

찌를까 말까.

저만치서 바라만 보는 그대.

찌를까 말까.

찌를까 말까.

찔레입니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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