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낯선 여행이 그립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그리워하며...

by 안신영

느긋한 토요일.

하루 종일 음악 들으며 블로그 하다 일부러 침대에서 뒹군다. 안 자던 낮잠도 자며 비몽 사몽 지내본다.

이런 일이 얼마만인지 스스로 대견(?)해 한다. 낮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서....

저녁에 한 친구의 전화.

"오늘 뭐했니?"

"하루 종일 음악 듣고 여유 부리며 뒹굴 뒹굴 놀았다."

"내일은 뭐 할 건데?"

"아침에 교회 다녀오면 또 하루 종일 방콕이지."

"운동은 안 하나? 코에 바람 좀 넣지. 냉면 사 줄게 나와."

"추운 겨울에 웬 냉면?"

"아휴 이 사람아 냉면은 겨울에 먹는 거야, 몰라?"

"알았어."


전북의 멀리 있는 친구가 건네 오는 또 한 통의 전화.

이 친구도 교회 다녀오면 뭐 할 거냐고 묻는다.

"부천 친구한테 가서 냉면 먹고 올 거야."

"서울 한 번 올라 갈랬더니 수요일까지 비가 온다네. 빗길에 운전하기가 그렇네."

"오지 마."

"한 번 안 내려 올래?"

일 그만두고 여행 좀 다녀 보려는 야무진 꿈을 꾸긴 했었는데, 여행은 아직 여의치 않은 꿈으로만 있다.

'한 번 움직여 볼까? 1부 예배드리고 나서면 늦지 않게 다녀올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약속을 한다. 부천엔 다음에 가겠다고 연락을 한다. 늘 일탈을 꿈꾸면서도 부산의 애들에게 다녀오는 것이 가장 멀리 다녀오는 여행인데 새로운 도시로의 낯선 여행을 할 생각으로 가슴이 부푼다.

*파도가 구름 떼처럼 몰려온다.

새만금 다리를 건너다 파도치는 장관에 내려 사진을 찍었는데, 바람이 거세어 날려 갈 뻔했다.

바람에 몸이 흔들려서 파도의 흰 포말이 마치 눈사태처럼 구르는 장면은 찍질 못해서 안타깝다.

바닷물이 부서지며 다리 위로 날아들었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자동차 안에서 찍은 파도는 1~2미터 정도일 텐데 파도는 무서웠다.

그러니 해일이 이는 지역은 쑥대밭이 되는 모양이다.

몇 년 전 일본을 덮은 해일이 떠 올랐다. 이 파도는 그냥 구경하기에 좋은 모습이었지만, 일본의 쓰나미는 공항 전체를 마비시키고, 일본 동북부 지방을 온통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던 장면이 생각이 나서 아찔한 생각에 두 눈이 질 끈 감긴다. 전쟁을 불사하는 아비규환이었지.


넘실대는 파도를 옆으로 자동차가 가는 길에 하늘의 구름과 부서지는 파도의 조각들이 바람을 타고 도로 위로 날아다녔다. 눈으로는 확인이 되어 멋있다고 사진으로 남긴다는 욕심이 부질없다.

아무리 좋은 기계라고 사람의 눈 만치 정확한 것은 없으리라.

*바닷물이 날아 올라 눈처럼 뿌려진다. 앞에 지나가는 자동차가 뿌옇게 보인다.



변산반도 채석강(採石江).

변산반도 서쪽의 닭이봉 아래의 층암절벽을 채석강이라고 부른다. 이름에 강자가 붙어 있지만 강이 아니며 물이 흐르지 않는다. 단풍이 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층층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

바람이 심하게 불었으나 남쪽이어서인지 춥지는 않았고 시원했다. 가슴 깊이 바람을 마시며 풍경을 바라보다 돌아섰다. 하지만 궁금해서 몇 주 뒤에 다시 가서 넉넉하게 둘러보며 사진을 찍어 저장을 했지요.


중국의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든 달을 잡으려다가 빠져 죽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 강 이름이 채석강. 그 채석강과 부안의 채석강이 비슷하다고 해서 채석강(採石江)이라고 이름 지었다네요.

그럼 또 채석강(採石江)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겠지요?

채석강(採石江) 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28호이며, 변산반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변산반도 서쪽 끝의 격포항(格浦港) 오른쪽 닭이봉(鷄峰) 일대의 1.5㎞의 층암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지명으로 변산팔경(邊山八景) 중의 하나인 채석범주(彩石帆舟)가 이에 속하는데 채석범주란 층암절벽 아래 푸른 바다에 돛단배를 띄우고 노니는 물놀이를 일컫는다고 한다.

*너무 예쁜 이름의 곰소

그럼 변산팔경(邊山八景)은 무엇을 두고 말하는 것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다음 백과에 따르면

1경; 곰소 앞 웅연강에서 낚시하는 낚시꾼의 풍치를 일컫는 웅연조대(熊淵釣臺),

2경; 직소폭포의 장관과 밑으로 이어지는 제2·제3폭포와 옥녀 담 계곡의 아름다운 선경.

3경; 내소사(來蘇寺)의 은은한 저녁 종소리와 울창한 전나무숲의 경치인 소사 모종(蘇寺暮鐘),

4경; 쌍선봉 중턱에 있는 월명암에서 내려다보이는 안개 낀 아침 바다의 신비함을 가리키는 월명 무애(月明霧靄).

5경; 월명암 뒤에 있는 낙조대에서 황해 바다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장엄한 낙조의 장관인 서해 낙조(西海落照),

6경; 채석강 층암절벽의 장관과 그 밑 푸른 바다에 돛단배를 띄우고 노니는 선유를 일컫는 채석범주(彩石帆舟),

7경; 김구(金坵)의 묘소에서 바라보는 신령스러운 기운과 빼어난 경관인 지포 신경(止浦神景).

8경; 개암사(開巖寺)와 우금산성(禹金山城), 묘암 골의 유서 깊은 역사와 아름다운 경치를 뜻하는 개암 고적(開巖古跡) 등이다.

가까이 가서 좋은 카메라로 찍으면 켜켜이 층을 이루는 절벽이 아름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경이로울 것은 분명합니다. 정말 경이롭더군요. 사진 한 번 보세요~

*채석강 층암절벽
*격포항의 어선들. 피항이지, 파도 때문에.

어젯밤의 비로 인해 날은 어둡고 바람은 심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즐기기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싱싱한 해산물이 많이 나는 지역이므로 백합탕과 백합죽으로 가볍게 늦은 점심을 했다.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도 둘러보며 그림으로만 보던 염전도 구경하고 근사한 찻집에 앉아 쌍화탕도 마셨는데 이 모든 사진은 생략.

몇 시간만으로 둘러보기엔 아쉬워 다음 기회에 다시 가서 둘러보기로 하고 바삐 돌아왔는데, 다시 날씨 좋은 날 내려가서 바다 사진도 찍었다. 곰소는 바다 느낌이라기보다 강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경이었다.

그런데 변산팔경 중 1 경이 곰소 앞 웅연강에서 낚시하는 낚시꾼의 풍치를 일컫는 웅연조대(熊淵釣臺)라니 곰소를 바라보며 왜 바다 같은 모습이 아니지? 하며 의아했었는데 1경에 속하는 곳이었다니...


*채석강 쪽에서 바라본 바다.

코로나가 기습한 뒤에는 전북의 친구는 아예 연락이 없다. 처음에는 예전의 메르스처럼 한 철 지나가는 전염병인 줄 알고 끝나면 얼굴 보자던 친구들이 이제는 백신 맞고 만나자고 한다. 어제 전화를 한 친구는 1차는 맞았으니 2차까지 접종한 뒤에 마음 놓고 만나자는 얘기를 한다. 암 수술을 받은 지 2년이 조금 지났으니 조심할 것은 조심하자고 한다. 그래 못 만나면 어때, 가끔 통화하고 그리워하다 만나는 것도 좋지. 아직도 3개월마다 CT촬영을 한다면서도 목소리가 밝아서 마음이 놓인다.


온 국민의 염원이 된 코로나 19 박멸 기는 언제쯤 발표가 되려나?

*하늘이 바다이며 바다가 하늘이어라.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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