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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Aug 26. 2021

마음의 갈피

이른 아침 잠시 비가 그친

무궁화 공원을 다시 걷는다.


지난 유월엔

몇 송이 피어 있지 않았더니

이젠 지고 있는 무궁화 꽃.


무를 가득 메워 피어 있고.

 한송이만 남아 있기다.

꽃송이 가득 메운 나무보다

한송이에  더  마음 가는지

모를 일이다.

공원 한쪽 울타리엔 동백나무가  줄 서 있다.

아기 주먹만 한 열매들이 숨어서 엿보는 것 같다.

사잇길을 걷는데

비에 젖은 풀숲에 길냥이 한 마리

"사진 찍어 줄까?"

서서 바라 보아도 달아나지 않는다.

빤히 바라보는 너.

너를 위해 먹을 거라도 지녔어야 했을까?

미안하다  미안해...

외로운 길냥이 굶지 않았으면 해.

여기 손님이 아니라면 챙겨주기도 했을지 몰라.

 아이야, 난 손님이란다.

너도 어쩌면 손님?

그래 우리 모두는 지구별의 손님이지?

손녀 하율이에게 와서 비 없는 날이 몇 날이었나?

오던 날, 이튿날 소나기가 지나가고

가을장마라며 비바람 몰아치더니

마이스 태풍이 부산 여기저기를 물 먹였다.


다행히 용원 안골엔 비가 와도 괜찮았다.

폭포처럼 물줄기가 바다로 몰려갔다.

바다는 그 많은 빗물을 말없이 다 안아 줬다.

불평 없이 넓은 바다,  마음을 닮고 싶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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