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포근히 다가오는 날이 있다.
그런 날 온 몸이 근질근질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모든 걸 뒤로 미루고 밖으로 나선다.
송파 둘레길이 있어 좋다.
탄천을 보면서 걸어가는 길에
오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은
내 마음과는 달리 평화롭기 그지없다.
그래, 속을 끓인 들 무엇하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나아지는 일
혼자 하는 일이어서 느리지만
결국은 끝이 날 일이다.
DIY가 많아서 난 자신이 없어.
조립 잘한다는 막내는 본인을 불러라.
허나, 엄마는 바라만 보아도 아까운 딸
'어떻게 부려먹냐'라고 대답했지.
누가 뭐랄 사람 아무도 없어
예전처럼 간섭할 이 없어
"발가벗고 다닌다고 누가 뭐래?
습관이 안돼 혼자 쑥스러울 뿐이지. 안 그래?"
친구의 말에
"맞아, 맞아. 하하하하~"
그런 거지. 자유란 몸과 마음에 환하게
햇살이 뿌려지듯 눈이 부시다.
봄 날처럼 포근 한 오후
백로, 세 여인. 한참을 바라보아도
미동도 없이 조을고 있나?
오리들의 두런거림에도
조용히 탄천의 흐르는 윤슬에
몸을 맡겨 마치 세월을 낚는 듯 보인다
그들이 부러워, 걷다가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새 봄을 기다리는 찔레나무, 은사시나무.
족제비싸리나무가 우리를 반기고
비록 마른 몸으로 바스락대는 갈대는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모습으로 살며시 흔들린다.
이렇게 자연 속에 스며들어 강물과 새들을
바라보는 사이 머릿속은 시원하게 맑아온다.
봄은 머지않았다고 말하는 듯
오늘도 감사한 하루가 저물어 간다.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