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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Feb 18. 2022

포근한 날에

가끔 포근히 다가오는 날이 있다.


그런 날 온 몸이 근질근질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모든 걸 뒤로 미루고 밖으로 나선다.


송파 둘레길이 있어 좋다.

탄천을 보면서 걸어가는 길에


오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은


마음과는 달리 평화롭기 그지없다.


그래, 속을 끓인 들 무엇하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나아지는 일


혼자 하는 일이어서 느리지만


결국은 끝이 날 일이다.


DIY가 많아서 난 자신이 없어.


립 잘한다는 막내는 본인을 불러라.


허나, 엄마는 바라만 보아도 아까운 딸


'어떻게 부려먹냐'라고 대답했지.

누가 뭐랄 사람 아무도 없어


예전처럼 간섭할 이 없어


"발가벗고 다닌다고 누가 뭐래?

습관이 안돼 혼자 쑥스러울 뿐이지. 안 그래?"


친구의 말에


"맞아, 맞아.  하하하하~"


그런 거지. 자유란 몸과 마음에 환하게


햇살이 뿌려지듯 눈이 부시다.

봄 날처럼 포근 한 오후


로, 세 여인. 한참을 바라보아도


미동도 없이 조을고 있나?


오리들의 두런거림에도


조용히 탄천의 흐르는 윤슬에


몸을 맡겨 마치 세월을 낚는 듯 보인다

그들이 부러워, 걷다가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새 봄을 기다리는 찔레나무, 은사시나무.


족제비싸리나무가 우리를 반기고


비록 마른 몸으로 바스락대는 갈대는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모습으로 살며시 흔들린다.


이렇게 자연 속에 스며들어 강물과 새들을


바라보는 사이 머릿속은 시원하게 맑아온다.


봄은 머지않았다고 말하는 듯


오늘도 감사한 하루가 저물어 간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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