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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Oct 07. 2022

<다음> 메인 뜬지도 몰랐어요.

바깥공기가 서늘하여 기분 좋은 아침.

문을 박차고 둘레길로 향한다.


이른 아침의 오리들은 부지런도 하지

물속에 코를 박고 먹이를 찾는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하다.

키다리 해바라기 홀로 키 자랑하며

강이며 둑이며 살랑이는 바람결에

저 멀리로 보내는 시선.

그 시선 따라 발걸음 옮겨 본다.

가을은 깊어가고 가을꽃은 파르라니

흔들리며 깊어가는 계절 속에 살며시 드는 얼굴.

버들마편초. 서양등골나물.

속살거리듯 살랑이는 바람이

그리움처럼 밀려드는 이 시간이

왠지, 참 좋다.

무당거미.   제주꼬마팔랑나비.

직 꿈나라인 듯 펼쳐 놓은 은빛 줄에

미동도 없이 숙면을 취하는 무당거미와

처음 보는 신기한 나방을 찰칵.

검색을 하니 귀한 몸이시라네요.

제주 꼬마 팔랑나비.

제주꼬마팔랑나비. 멸종 위기에 있다고 하네요.

돼지풀 나무 꽃에 벌새처럼 빠르게 날개를

팔랑이며 꿀을 빠는 박각시나방도 만나서

한 컷 잡아보려 애를 쓰나 쉽게 잡히지 않네요.

박각시나방의 모습이 잠깐 나옵니다.

이렇듯 귀한 아침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어제부터 브런치에 올린 글이 조회수가 계속 올라가도

왜지? 뭐지? 고개만 갸웃했다.

어젯밤 <조회수가 30000을 돌파했습니다> 알림이 떴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이 조회수 수만 회가 올랐다는 글을

읽을 때, 예전 몇천 오른 것을 뭣도 모르고 자랑질도 했었다.

기생초.  황하 코스모스.

이제는 담담하게 라이킷과 구독에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다.

오후, 근무를 하다 잠시 들여다본 카톡.

브런치 작가님의 메시지가 왔다.

아항.

그랬었구나. 어쩐지 모르는 분들의 라이킷과

구독을 눌러 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그런데 부끄럽기도 했다. 썩 잘 쓴 글이라 말할 수 없기에.

이 글이 혹시 친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했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마음 한 편에

있기 때문이다. 부디 친구가 평안하길 바랄 뿐이다.


부끄러움은 살짝 뒤로 하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는 길 밖에 없음을...


부족한 글을 메인에 올려 주신 <다음>에 감사드린다.

아침의 오리.  자리공.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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