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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Oct 25. 2022

장모님이 오셨다고.

손녀 하율이 보고 싶어

불현듯 첫 차를 탔다.

마침 이틀 휴무라 떠나지만

먼길에 짧은 시간 마음만 바쁘다.


하율이가 많은 그림을 보도록 선물받은 책을 다시 선물함.

하율이가 그림 그리는 것 좋아하니

피카소 도록, 작가님들의 선물인 그림책,

두두니 작가님의 그림동화를 꼭 보여 주고 싶었다.

마땅한 미술학원을 찾을 수 없어

다양한 그림을 많이 보여주는 수밖에.

유치원 핼러윈 축제에

마녀 분장을 하고 싶다는 하율이.

소품 몇 개 선물한다.

그리고는 바다를 보러 나가는 발걸음.

갈매기 한 마리 보이지 않는

바다를 본 적이 있는가?

무슨 일인지 조용한 바다.

이맘때쯤 보이던 흰 뺨 오리, 검은 물닭 무리들을

아무리 찾아도 바닷물만 출렁거린다.

해외 출장이 잦아 얼굴 보기 힘든 사위.

오랜만에 장모님 본다고 회사의 상사가

추천해준 곳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세트메뉴 가격을 보고 놀라는 소심한 장모에게

"자주 뵙지도 못하는데요. 장모님 덕분에 저희도 먹고요."

부드럽고 입에서 살살 녹는

쇠고기의 여러 부위를 맛보며

좋은 시간은 그리움이 쌓인 만큼

 빠르게 지나간다.

아름다운 노을 풍경.

함께 모인 시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와, 많이 먹으라는데

몇 젓가락 먹고 이미 빵빵해진 속.

 딸, 사위 손녀까지 있으니 좋기만 한 시간,,,

속 깊은 하율이 손잡아 이끄는 대로

달빛 속에 거닐어도 본다.

물닭과 오리, 갈매기는 없고 물결만 일렁이는 바다.

이튿날 아침,  일정 때문에

커피 한잔 마시고 일어서니

딸이 하는 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다녀 가시네요."

"다음엔 여유 있게 있다 갈게 "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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