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따가운 햇살을 피하느라
그늘만 찾아 걸었는데
어느새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따사로운 햇살이 좋아
동네 한 바퀴를 걷는다.
길을 걷다 붉게 익어 가는 열매를
수북이 매달고 서 있는 나무를 만나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여름의 태양빛을 꼭꼭 채워 넣어
탐스럽게 붉어지는 열매들이 예쁘다.
똑같이 붉게 물들지 않아도
비바람 태풍을 이겨낸 열매들은 많다.
단단하게 자신을 지켜 결실을 맺는다.
어느 집 울타리엔 수세미가 덩실덩실
춤을 추듯 흔들리고, 빌라 화단에서는
보기 힘든 오가피나무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철새들의 숫자는 점점 불어나고
탄천의 모래톱 위에 일광욕을 하며
흘러가는 강물 따라 여유로운 풍경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은 평화, 그 자체이다.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이 지났다.
겨울의 절기가 차례를 기다리며
세월은 깊어지겠지.
온갖 나무들이 결실을 맺는 계절.
오롯이 빛나는 알록달록 국화꽃 향기
이 가을에 난 무엇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