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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Oct 30. 2022

언제 이렇게 컸을까?

마음도 함께 크네요.

즘 하율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어느새 이렇게 컸을까 하며

할머니로서 대견한 마음듭니다.

휴대폰 그림

휴대폰에 유튜브, 카오 톡, 포켓몬 고 게임 앱도 깔고

자기가 하는 로블록스 게임, 카메라 그림도 그려 넣고

핼러윈 포켓몬 그림으로 휴대폰 케이스라며 보여줬대요.

본가에 놀러 갔는데 할머니께서

"아들아 살 좀 빼라." 하시니

하율이가 냉큼 제 아빠의 어깨며 팔이며를

주무르며 하는 말

"리 아빠 살 안 쪘어요. 다 근육이에요.

이 근육 좀 봐." 하더랍니다.

사위는 결혼 전에 운동 마니아답게

각진 몸매를 했었죠.

그러나 사회생활하면서 그 몸매는 잊혔어요~^^

사위가 회식이 있은 다음 날 아침

식탁 위에 떡볶이와 새우튀김, 만원 지폐 한 장과 오백 원 동전이 놓여 있는 것을 보더니

"엄마, 난 오백 원 내 저금통에 넣을게.  엄마는 만원 가져."

딸의 말을 빌리면

"엄마, 하율이가 요새 돈독이 올라서 돈만 보면  저금통에 넣어요. 갖고 싶은 것 산다고."

"하하하하하. " 난 웃음만 나옵니다.

벌써 제 돈 모아 사려고 갖고 싶은 거 사려고 한다니

기특하기만 합니다.

꽃사슴

"엄마, 아빠가 참 착하다. 그렇지? 저번에 엄마가 떡볶이 먹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아빠가 떡볶이 사 왔나 봐."

딸은 그런 말 했던 것도 잊고 있었는데 손녀가 얘기를 해서 기억이 났다는군요.

꽃사슴, 꽃사슴 하는 말을 듣고 그린 꽃사슴이 정말 예쁘죠?

어느 날 저녁, 사위가 식탁에 있는 물컵을 떨어뜨렸는데

하율이가 하는 말

"아빠, 미안해. 내가 컵을  식탁 끝에 놓아서 그래."

"아니야, 아빠가 부주의해서 그런 거야."

"아니, 내가 컵을 안쪽에 놓았으면 괜찮았을 거야."

욕실에서 나오던 딸이

"둘이 무슨 사고 쳤어?" 하니 하율이는

"아무것도 아니야 물 흘린 거 다 닦았어." 하고는

제 아빠에게 귓속말로

"아빠, 내가 엄마 못 오게 막았어." 했다는군요.

부엉이 세친구.

하율이에게는 쌍둥이 남매 친구가 있어요.

아주 절친이지요.

부엉이 세 마리를 그려놓고 핑크색은 여자 친구

검은색은 남자 친구.

가운데 노란색은 하율이 자신이라며

"난, 옥수수를 좋아해서 노란색으로 했어."

초당옥수수 나오는 철에 제 엄마가 쪄주면

한자리 앉아 뚝딱 먹어 치우는 옥수수 쟁이.


하율이가 벌써 많이 컸네요.

내년이면 초등학교 입학한답니다.

 낙지를 엄청 좋아해서 자기가 손질하네요.

꿈틀거리는 산 낙지도

겁도 없이 잘 만집니다

산 낙지를 또 엄청 잘 먹습니다.

제 엄마가 어렸을 때 산 낙지 팬이었는데

그걸 쏙 빼닮았네요.

모쪼록 건강하게만 자라길 바랄 뿐입니다.


*photo by 양아영.

*그림과 사진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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