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신영 Nov 10. 2023

신경주역 신라 미니 역사관

신경주역에서 부산에서 올라오는 글벗들과 만난다.

주산지가 있는 청송으로 바로 가려고 하는데 기차나 고속버스가 없고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는 4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고 나온다. 향숙님은 시외버스를 타면 힘들 거라고 기차로 신경주역으로 오는 방법을 제시했다. 사는 곳에서 srt를 타면 2시간 10분 만에 신경주역에 도착하니 놀랍다.

"버스 타면 신영 씨가 피곤할 거예요. 되도록 기차를 타도록 해요."  부산에서 신경주역으로 들려 픽업해서 청송으로 가면 된다고 글벗들은 서울서 내려가는 나를 걱정했다.

11시경에 도착하는 것으로 표를 예매하면 된다고 매듭지으며, 난 조금 일찍 도착하고 싶어 한 시간 이른 표를 예매하고 둘러보기로 한다.

ktx를 타고 부산에 갈 때마다 신경주역을 지나칠 때 난 그곳이 어떤 곳일까? 무척 궁금했었다.

내려서 둘러보니 자그마한 신라 역사 기념관이 있다. 역시 일찍 오길 잘했다며 천천히 둘러본다. 신라시대의 문물을 조금 맛보면서 부산과 가까워 글벗들과 예전에 불국사, 대릉원, 첨성대, 석굴암, 보문단지, 황리단길을 둘러보았던 내게 신라와 서역 문물이라는 설명을 보면 신라 유물뿐이 아닌 서역인 이스탄불, 페르시아, 로마의 유물도 발굴되었다니 활발한 무역활동을 했던 나라였다고 생각된다. 실크로드의 연결과 신라인들의 생활상을 잠시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토기그릇, 옥장신구, 기와 마을, 청동기, 철기류등이 발달했던 것을 조금이나마 다시 알게 되어 여행의 기분이 고조되는 느낌이다.

민속관에 근무하면서 요즘 옛사람들이 생활은 어떻게 했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첨단으로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에서 거의 숨 막힐 지경으로 돌아가는 문화적 충돌로 인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선사시대, 고대시대, 삼국시대, 조선시대에 갈수록 발전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사람들이 나무를 깎아 무기를 만들어 동물을 사냥하고, 돌을 이용해서 필요한 도구들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전시관을 통해 매일 바라보면서 어찌 살았을까?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엔 그것이 가장 최선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신라인들은 그에 비하면 문화인이다. 유물들을 살펴볼 때 토기의 그릇 모양이라든지 왕의 금관을 보면 세공 기술도 놀랍다. 신라의 황금 유물은 많이 출토되었다고 배웠는데 섬세한 세공기술과 아름다운 조형미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영롱한 옥장식의 모습만 보아도 요즘의 액세서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금관 (경주 대릉원 천마총복제품)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통일신라로 거듭나면서 태평성대를 이루고 안민가를 부르며 문화 예술적으로도 꽃을 피웠다고 전해진다. 자주 옛것을 보게 되는 요즘 복잡 다난한 현시대를 살면서 옛날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지사로 여겨지는데, 시끄러운 나라 일에 유독 안민가(安民歌)라는 향가의 일부가 되뇌어지는 것은 왜일까?

신라 경덕왕 때 백성을 잘 다스려 편안하고자 이안민(理安民)의 의도에 승려 충담(忠談)은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뜻으로 안민가를 지었다고 한다.

그 기본 내용 중에 "왕은 아버지요, 신하는 어머니요, 백성은 어린아이, " 로 비유하고, 각기 자기 본분을 다하면 나라와 백성이 편안하다는 것이 가슴에 꽂혔다. 그래 모두가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하고 본분을 다한다면  좀더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는데 쉬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멀고 먼 옛적 노래이지만 세계 어느 나란들 자국민을 사랑하지 않는 지도자는 없을 것인데,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특히 죄 없이 순수한 어린아이들이 짓밟히는 데엔 울분이 울컥 목울대를 넘는다.

갑자기 안민가의 한토막이 우리의 위정자들을 생각나게 하고 포탄으로 얼룩져 갈 곳을 잃은 모래밭의 아수라장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는 시간을 잠시 보낸다.

*photo by young.

*다음 백과 참조.

작가의 이전글 여행의 설렘은 짐 싸는 데부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