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의 아침, 호사를 누리다

by 안신영

이른 아침,
아직 잠이 덜 깬 공기 속에서
누군가는 이미 손을 움직이고 있다.

아보카도 껍질이 조용히 벗겨지고,

마주 앉아 까는 달걀 껍데기 부서지는 소리가 소곤소곤

'오늘의 여행도 응원해' 하며 속삭인다.

풍성한 식탁의 그림을 그리며 우리는 말없이

그 곁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손을 바라보며

오늘의 아침을 기다린다.

아이스박스가 열릴 때마다
차곡히 쌓여 있던 것들이 빛을 드러낸다.
푸른 잎, 잘 익은 과일,
그리고 막 삶아낸 듯한 반숙의 온기.

누군가는 준비하고
누군가는 곁을 지키고
우리는 그저 받아먹는 즐거움을 누린다.

그 단순한 역할 속에서
여행의 하루가 시작된다.

이틀의 아침,
우리는 샐러드와 튼실하게 구운 빵으로
작은 호사를 나눈다.

그 덕분에
이틀의 여행이 조금 더 가벼워지고 설렌다.

*여행 때마다 식재료를 준비해 오는 향숙 씨의 정성. 정아 씨의 빵. 감동을 넘어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