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화가 압도적이야!"

한국압화박물관 관람

by 안신영

산수유 마을에서 내려와 구례 군청 근처 한국압화박물관으로 향했다.

압화라 하면, 어릴 적 여름 방학 숙제였다.
신문지 사이에 식물을 끼워 넣고

그 위에 두꺼운 책을 올려두던 기억.

그 정도였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우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꽃잎은 꽃잎대로, 잎은 잎대로,

껍질과 씨앗, 뿌리, 이끼까지
모두 눌려 하나의 그림이 되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도 붓 자국은 없고

물감 냄새도 없다.

그런데도 분명 그림이었다.

유화처럼 깊고, 수채화처럼 번져 있었다.

그림인 줄만 알았던 압화는

자리를 옮겨 부채 위에 앉아

바람을 만들고,

노리개 끝에 매달려 흔들렸고,

작은 옷장과 서랍장 속으로 들어가

살림이 되어 있었다.

나는 한 작품 앞에서 오래 멈췄다.
새의 깃털과 고양이의 털을 표현한 그림이었다.

손으로 만지면 흩어질 것 같은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누군가는 이 한 작품을 위해

계절을 건너왔을 것이다.

손끝은 갈라지며 풀물 들어

추억을 끄집어냈을 것이다.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경숙 언니가 말했다.

“압화가 압도적이야.”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압화의 놀라운 변신.

마주했던 경이로움에 젖어 있었다.

*다양한 압화 작품들.

*한국압화박물관은 세계최초 세계유일 압화전문박물관이며 국내 유일한 압화전문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