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 있는 그대

그립다 말을 할까

by 안신영

차창밖으로 겨울 숲이 뒷걸음질 친다.


상수리나무 못다 한 얘기 품고 섰는 아이처럼

갈잎 수북이 매달고 아쉬워 몸을 떠는 계절이여.

온통 검거나 회갈빛의 나무기둥과 잔 가지들

휑하니 달아나는 겨울 숲을 쫓아 아쉬워 돌아보네.


그곳에,

하얀빛의 도도한 귀족의 모습으로

서 있는 자작나무.

놀란 눈빛 되어 하염없이 바라 보네.

유난히 돋보이는 모습, 그가 거기서 웃고 있음으로.

노랗게 물들었던 잎, 다 떨구고 쭉쭉 뻗어 서 있는 나무여

그대는 기어코 자작나무를 닮았구나.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한 길로만 가는 그대.

꼿꼿이 청정한 그대의 뒷모습처럼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뻗은 가지들이 우렁차 보여

이내 반가움에 솟는 눈물이여.

지금 이역異域 하늘 어디메쯤 피 토하는 심정으로

울분을 삭일 것인가 그대는.


그곳에서,

이겨내고 치유된 모습으로 다시 오길 바라

겨울 숲,

봄을 잉태하는 숨결처럼 오면 좋으리 그대.

자작나무 사이로 언뜻 비친 모습만으로

그리움은 일렁이는 파도 되어

가슴 적시는 이여

또,

몇 날을 살아내면 내 앞에 다가올까


그대여....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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