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들판 끝에 서 있는
한 그루 미루나무인지도 몰라.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서 있었지.
바람에 흔들리는 여름 햇살에
나비 떼처럼 무수히 빛나던 은빛 물결
파르르 떨며 오가는 바람을 맞으며
떠가는 흰구름을 마음에 그렸지.
마음속 그리운 사람은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도는 무심함 속에
세월은 속절없이 가는 거였지,
살랑이는 바람결과 흰구름은
기다림? 끝이 없는 거야, 속삭이며
나무 끝에 잠시 걸터앉아 말벗이 되었다가
붉게 물드는 저녁노을에 묻히곤 하지.
기다림 끝에 만나는 바람이,
뭉게구름으로, 저녁노을이 되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외톨이 미루나무로 서서
안타까이 저무는 시간 바라볼 때
산너머 노을
가슴속, 타는 불꽃으로 피어나고
노을 끝에 미소 짓는 얼굴로
다가올 것 것만 같은 그대여,
깊은 말 한마디 건네고 싶지만
하늘 끝에 나는 새들처럼 흩어져
흘러가는 흰구름만 무심히 바라볼 뿐이지.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