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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진로 Nov 01. 2020

면접에서 말이 장황해지는 그대에게

면접관들이 원하는 핵심만 명확하게 말하는 방법

가끔 면접장에서 본인은 어떤 스타일인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자주 나오는 답변 중에 하나가 있다.

바로 면접에서 긴장하면 말을 장황하게 한다는 것.

저....긴장하면 장황해지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긴장을 하면 누구나 평소 편안했을 때의 자기모습과 약간은 다른 모습을 보이기 마련인데,  말을 잘 못해서 고민이라는 학생들 만큼이나 장황해서 걱정이라는 학생들도 내 경험상으로는 굉장히 많았다.


그런 친구들의 기본적인 특징은 일단 평소에 말을 잘 못하는 편은 아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편안하게 대화를 리드하거나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는 스타일이 많았다. 어쩌면 당연한 말인 것이, 평소 내향적이고 말수가 극도로 적었던 친구가 아무리 긴장을 많이 했다한들 갑자기 말을 많이하면서 장황해질 수 있을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일상적 언어습관이나 특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특징의 친구들을 면접코칭할 때, 면접 예상질문에 대한 스크립트만 보아서는 수정할 부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1분 자기소개나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도 물흐르듯이 잘 작성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모의면접 클리닉을 해보면 여지없이 그 특징이 나타난다. 따라서 오늘은 장황해지는 당신이 어떻게 하면 핵심만 명확하게 말할 수 있을지 원인과 해결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말이 장황한 친구들은 이런 언어적 습관을 주로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첫째, 복문을 많이 쓴다.

복문이란 주요 주어+동사 외에도 명사절, 형용사절, 부사절 등이 문장안에 들어가 있는 형태로, 한마디로 여러문장을 하나로 합쳐놓은 듯한 복잡한 문장이다. 예를 들면 '어제 약국에 방문했다. 그리고 마스크를 10매 구입했다' 라고 2문장으로 나누어서 얘기하면되는데, 아래와 같이 여러 수식어를 붙여가면서 굳이 한문장으로 이어 말하는 것이다.


어제 마스크를 사러 약국에 갔더니 이미 기다리는 인원이 30명이 넘어서 거의 20분이 넘도록 기다리다가 겨우겨우 내차례가 되어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잔여수량이 많아서 한꺼번에 10매를 구입할 수 있었다


예시로 든 문장 안에는 많게는 3~4문장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문장을 끊어서 말하지 않고 쭉 이어붙여서 말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자신감있게 말을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스스로가 어디서부터 무슨말을 시작했는지 잊어버리고 당황하다가 에베베 문장을 마무리하게 된다. 문장이라는 것은 주어와 동사가 일치해야 마무리 되는 것인데, 주어를 말한 뒤 꽤나 길게 말을 이어붙였으니 당연히 어떤 동사로 마무리해야할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이런 친구들은 평상시 말을 할 때에도 문장을 길게 말하지 않고, 짧게 끊어서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야 어제 오랜만에 학교 동창들을 만났는데, 거기서 우연히 첫사랑을 만나서 완전 민망하고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고 말하지 말고, '어제 오랜만에 학교 동창들을 만났어. 그런데 거기에 첫사랑이 있지뭐야. 순간적으로 엄청 민망하더라.' 고 이야기 해보는 것이다. 쉽지 않다. 하지만 평소에 언어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면접 당일날 갑자기 바뀔리 만무하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지금부터라도 끊어서 간결하게 말하는 연습을 시작해 보자.


둘째, 두괄식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면접장에서 답변을 시작할 때는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이야기 해야한다는 사실은 취준생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실제로 말이 장황한 친구들은 이 기본원칙부터가 무너진 경우가 많다. 면접장에서 굉장히 많이 나오는 질문 중에 하나는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보라는 '선택형 질문' 이다. 예를 들면 '리더형인지, 팔로우형인지' '성과를 더 중시하는지, 관계를 더 중시하는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편인지 수용하는 편인지'등등이다. 이러한 선택형 질문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고르기가 어렵다. 그러나 한 쪽으로 답을 골랐다면 부연설명은 나중에 하고 답변부터 해야한다. 어떻게? '저는 팔로우형에 가깝습니다' 라던지, '저는 완전 리더형입니다' 라고 말이다. 당연한 말을 왜 이야기하냐고? 그렇지 않다. 말이 장황한 친구들은 대부분 이러한 두괄식 답변 전후로 의미없는 문장 여러개를 덧붙인다. 대체로 이런식이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리더를 많이 해오기는 했지만, 제가 하고 싶어서 했다기 보다는 주변에서 시키기도 했고, 상황적으로 어쩌다보니 자주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제가 선호하는 것은 팔로우형 입니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서 또 부연설명을 덧붙이니 문장이 5문장을 훌쩍 넘어버릴 수 밖에.... 이렇게 말하기 보다는 아래처럼 말해야 한다.


'팔로우형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에서 매번 리더를 맡긴 했지만, 주로 팀원들이 어려운점은 없는지 관찰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지 강력한 리더형은 아니었습니다. 정보를 서칭해서 알려주거나, 시간이나 계획을 관리하는 등 협업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에 자신있습니다.' 라고 말이다. 그러니 묻는 말에 간결하게 답을 하는 연습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셋째, 필요없는 부연 설명이 많다.

사실 부연 설명이 많은 것은 이미 두번째로 설명한 두괄식으로 말하지 않는 면접자의 모습에서 살짝 비춰진 것 같다. 비슷한 맥락에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약간 덧붙이자면, '부연 설명은 많고 면접관이 듣고 싶어하는 구체적인 근거나 사례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해보자. '입사하면 뭐 개발하고 싶어요?' 입사 후 포부나 계획을 묻는 주요 면접 기출 중에 하나인 질문이다. 보통 이러한 질문에서 원하는 것은 추상적인 포부나 꿈이 아니라 지금 당장 개선하거나 새롭게 추가해 보고 싶은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이다. 그런데 말이 장황한 면접자들은 이런식으로 답변한다.

'네 저는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 해보고 싶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졌고, 특히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데이터의 활용가치가 늘어났기 때문에 이점을 활용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더 개발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이다.


얼핏보면 잘 말한 것 같지만, 면접관들이 듣기에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이다. 일단 필요없는 문장을 골라내 보자.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굳이 필요할까? 모든 이들이 아는 내용인데 말이다. '데이터 3법의 통과'에 대한 이야기는? 해당 소재를 언급한 것 자체는 좋다. 그런데, 이 면접 질문에서는 그 데이터 3법이 통과됨으로 인해 가공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게 어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를 이야기 해주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핵심 내용, 구체적인 개발 아이디어는 빠져있다. 모두가 아는 내용, 일반론적인 설명들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이해서 추천하고 싶은 전달 방법은 'PREP 기법'이다. 너무나 잘 아는 스피치 방법이지만 이만한 게 없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PREP 기법]

P(point) : 핵심 주제 제시 - 등산을 하시려면 꼭 좋은 등산복을 착용하셔야 합니다.
R(reason) : 이유 제시 - 왜냐하면 산을 올라갈수록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E(example) : 구체적 근거 제시 -  특히 갑자기 조난을 당했을 때 체온을 유지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P(point) : 재강조/마무리 - 그래서 등산을 하실 땐 꼭 좋은 등산복을 착용하셔야 합니다.

명료하면서도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보니 면접관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전달 방식이다. 면접 질문에 따라 간혹 'E'나 '마지막P'는 생략하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인 골자구조를 'PREP기법'으로 가져가고,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부연 설명들을 없애는 연습을 시작한다면 충분히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고 확신있게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이렇게 면접 때 말이 장황해서 고민인 친구들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알아 보았다. '문장 끊어서 말하기, 두괄식으로 말하기, 불필요한 부연 설명  빼는 연습하기'  이 세가지를 반복하며 면접답변을 녹음해보자. 들어보며 고치다보면 분명 간결해  것이다. 혼자하기 어렵다면 동영상을 촬영해서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아보거나 모의면접컨설팅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위의 세가지를 중심으로 언어습관을 고쳐나가면, 당신도 해낼 수 있다. 


야 너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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