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긴 여운 1

by 주안


밥 하면 엄마가 떠오른다.

엄마는 자주 고두밥을 지었다.

물기 없는 그 밥은 왠지 인정머리가

없게 느껴져 난 싫었다.

고두밥이 싫다는 내게 엄마는 눈 흘기며 말했다.


-그냥 먹어


엄마는 일하느라 항상 바빴다.

그래서 쌀과 물 비율에 정성이 없는 거라고

내 식대로 생각했다.

어느 날 아빠가 말씀하셨다.


-엄마가 고두밥 짓는 거 뭐라 하지 말어라.

이유가 있으니까.


엄마는 전쟁 고아라 했다.

피난길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고두밥을

좋아했는데 객사한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런다는 것이다.

처음 듣는 이야기에 마음이 먹먹했다.

정성이 없는 게 아니라,

정성을 다한 고두밥인 줄 어린 나는

미처 몰랐다.


몇 해 전 엄마가 돌아가셨다.

나도 가끔 고두밥을 짓는다.

엄마와의 사이는 애틋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한번씩 먹고 싶다.

아마도

싸우다 정들었나 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