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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안 Apr 21. 2022

짧은 글,  긴 여운 3


학교


아무도  없다.

또  일등을  했다.

아침  일곱 시.  꾹 닫힌 철문을 밀자

경비 아저씨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또   너니?  부지런도 하구나.

가볍게 목례하고  교실로  들어갔다.


텅 빈 교실 안.

차가운  냉기에 목덜미가 서늘했다.

책을  꺼내어  크게  소리 내  읽었다.

교실은  금세  목소리의  편린들로  가득 찼다.

몸에선  열기가  돌고  가슴도  뜨끈해졌다.

내겐  책이  있으니  하나도  외롭지  않았다.


갑자기  뒷문이  열리며  경비 아저씨가

들어오셨다.

목소리가  컸나 싶어  벌떡  일어섰다.

크림빵 한 봉지를  말없이  주고 가신다.

아침  굶은 걸  아신 걸까.

책만 친구이던 학교에  나이 많은  친구가 생긴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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