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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휴먼만의 새로운 성공방식 필요

사회구조 및 기술인식 변화에 능동적 대처가 우선

by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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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디지털 휴먼과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새로운 희망이었다. 로지, 한유하, 아뽀키 같은 캐릭터들은 대기업과 콘텐츠 기술 전문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완벽한 외모와 세련된 콘텐츠로 무장한 이들은 초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과 달리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에 반해 앞서 여러 번 언급했다시피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의 성공 스토리는 명확했다. 기술적 완성도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팬들과 교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인간적 매력 요소에 집중했다. 지나친 기술 중심주의와 인간만이 지닌 부족함을 표현하고 팬들과 교감 한계로 인해 많은 디지털휴먼 프로젝트가 실패했지만, 이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더욱이 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MZ세대 중심으로 점점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휴먼 시장에서 AI기반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확장은 새로운 시도가 아닌 필수로 다가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활용 가능 한 도구적 개념을 넘어 문화 창조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아 나아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시점이다.


AI, 정서적 위안의 대상으로 성장하는 점을 적극 활용

최근 ChatGPT를 비롯한 대화형 AI의 폭발적 성장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고려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은 AI 기반 소셜 챗봇과의 대화가 외로움과 사회불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챗봇과 대화를 나눈 지 2주 만에 외로움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4주 후에는 사회불안도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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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정서적 불안정함을 AI와의 대화를 통해 해소하려 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비자의 69%가 챗봇과의 마지막 상호작용에 만족했으며, 69%의 고객이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면 챗봇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몇년전 만해도 사람과 AI간 교감은 2014년 개봉한 영화 'HER'과 같은 영화 속 이야기로 치부했었지만, 이제 영화 ‘HER' 주인공 테오도르같이 누구나 자신만의 ’사만다'를 찾고 남모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점이 비단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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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최근 발표한 GPT-5 (또는 GPT-4o)는 실시간 영상 인식을 통해서 사용자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고 적절한 말투와 농담이 가능하여 사람과 영상통화를 하는 것과 같은 수준에 이르렀기에 영화가 현실화 되었다는 의견이 많다. 아울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또한 지난해 GPT-4o 시연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는 “영화에 나오는 AI 같은 느낌”이라며 “이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이 아직도 조금 놀랍다”고 하며 앞으로 다가올 현실의 분위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변화하는 사회구조 속 디지털 휴먼 니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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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1인 가구 취업 현황 등을 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800만 3천 가구로 1년 전보다 61만6천 가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령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 연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2050년에는 65세 인구가 전체인구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동반자와 소통 수단에 대한 니즈를 창출하고 있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디지털 휴먼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고령층에게는 기술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친근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 이들은 24시간 언제나 이용 가능하며, 개인의 취향과 성향을 학습하여 점점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들

그렇다면 디지털 휴먼이 재부상하여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진정성 있는 소통 능력이다. 이는 완벽한 인간을 재현하려는 시도보다는 오히려 '불완전함의 매력'을 표현하고, 디지털 휴먼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이는 가상 존재임을 숨기지 말고 오히려 그 특성을 활용한 창의적인 콘텐츠와 팬들과 상호작용을 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앞서 언급되었듯이 AI 대화·감성 교류 등을 위한 기술이 점차 현실에서도 보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사람처럼 대화하고 반응하는 디지털 휴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기에 이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 능력이다. AI 알고리즘에 시간 변수를 넣게 되면 사용자와의 추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며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고 어제 축적된 경험에 따라 다양한 팬 대상으로 맞춤형 이야기를 던지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팬과 디지털휴먼 간 지속 가능한 스토리텔링을 형성될 수 있다. 이런 개인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가를 넘어 다양한 팬들과 성장하고 변화하는 캐릭터임을 표현할 수 있고, 때론 상황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팬들의 참여를 통해 디지털 휴먼 스토리가 팬과 함께 성장함을 보여줄 수 있다. 이는 결국 팬들과 일회성 관계십이 아닌 장기적인 팬덤 형성과 함께 디지털휴먼의 성장 서사 구축에 바탕이 될 수 있다.


셋째, 디지털휴먼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이다. 이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하이브리드 콘텐츠 제작 형태로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뮤직비디오 등에서 인간 배우와의 협업을 선보임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 전달이 요구된다. 또한 (오프라인) 팬미팅에서의 홀로그램 활용 등을 통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신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디지털휴먼만의 재미 전달과 함께 디지털 휴먼이 현실 세계와 완전히 분리된 존재가 아닌 우리 일상과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존재로 인식되도록 분위기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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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전망과 과제

디지털 휴먼의 미래는 밝다.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니즈의 변화가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가 계속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기술적 완성도만큼이나 인간적 가치와 소통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디지털 휴먼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캐릭터를 넘어서 우리 삶의 동반자로 때로는 조력자로 때로는 위로자로 다가올 것이다. 여기에 시장 성장과 맞물려 디지털 휴먼의 의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시도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디지털 휴먼의 재부상은 단순 기술적 진보의 결과가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구조와 인간의 본질적 니즈가 만나 만들어낸 필연적 현상이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사회 진입,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 그리고 MZ세대의 디지털 네이티브 특성이 결합되면서 디지털 휴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디지털 휴먼은 다시 한번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더욱 다양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 혁신과 함께 인간적 가치를 잃지 않는 균형 잡힌 발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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