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같은 팁이라도 모아보려고 합니다.
콘텐츠 작성 전 답해야 할 질문, "그래서 그게 무슨 도움이 되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움이 된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인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올해 초에 작성한 강연 후기 콘텐츠이다.
나름 법대 출신으로서 대학시절 답안지 작성할 때도 그렇고, 또 비즈니스 문서 작성에서도 나는 언제나 결론/시사점과 Executive Summary를 문서의 맨 위에 올리는게 습관이 되었다. 이 때도 콘텐츠의 핵심을 (당연히) 표지에 쓰면 되는거 아닌가..하고 막연하게 접근했었다.
하지만 핫한 기업, 한창 떠오르는 분야, 유명한 사람처럼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요소가 없다면 무슨 내용의 강연이었고 거기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에 관해서 사람들은 딱히 관심있어 하지 않는다. 나조차도 그럴진데, 이런 점을 간과하고 <그림 1>처럼 기계적으로 요약하는 구성으로 콘텐츠를 만들었으니...성과가 안 나는게 너무나도 당연했다.
그럼 아무도 관심 없는 우리 강연, 그것도 후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혼자서 책도 뒤져보고 관련 블로그도 찾아보면서 내가 세운 가설은 바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반응할 것이다'였고, 아래와 같이 콘텐츠를 작성해보기로 했다.
1. 표지는 가로 형태로
카드뉴스 만드는 녀자(카만녀) 블로그는 콘텐츠 1도 모르는 나부랭이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카만녀에 따르면, 표지는 가로 형태일 때가 반응이 가장 좋다고 한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바일에서 잘 보이는 세로형도 괜찮다고 본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주제나 내용이었지 표지의 '형태'는 큰 상관이 없었다.)
2. 제목을 크게 삽입하고 숫자를 넣을 것
'당신에게 이런 도움을 드리겠습니다'라는 의미로 제목을 크게, 그리고 숫자는 이런 정보를 보다 구체화하는 용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본론으로 빠르게 넘어갈 것
독자는 구구절절한 콘텐츠를 볼 시간도, 의향도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서론은 두어장 정도로 마치고 본론으로 최대한 빠르게 넘어가자.
4. 강연 홍보는 최소화하기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좋은 것들이 가득하니 다음에 하는 강연에 와주세요(제발)'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넣게 되면 본론의 진정성이 떨어진다. 마무리 부분에 간단히 넣는 것으로 타협하자.
위 네 가지 원칙에 따라 강연 후기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그림 2>와 같이 누구나 애매한 직장예절을 정리하는 형식의 콘텐츠를 발행해 반응을 시험해보았다. 이전에 발행한 콘텐츠에 비해 도달, 좋아요 및 공유, 클릭 등 반응이 훨씬 좋았다.
그리고 작성한 강연 후기 콘텐츠<그림 3>. 도달수는 올 초 후기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클릭수는 거의 동일한 수치였으며, 좋아요는 10여개가 늘어났다. 특히 공유 수가 16건이나 된다는 것이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이전엔 많아봐야 2~3건이었으니..)
콘텐츠 작성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본다면 코웃음 치실 것 같다. 그리고 성과 수치 또한 미미한 것이 사실이며 이 또한 앞서 말한 가설이 아닌 여러가지 요소에 좌우되었을 수도 있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은 일잘러 사수에게 바로 배우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한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매일 혼자 머리 쥐어 뜯으면서 좌충우돌 할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당연히 노하우라고 할 수 없고 그럴 수준도 안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쓴다.
당신 혼자 데꿀멍하고 있는거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그래서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