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퇴근 무렵, "갑자기 보고 싶다"는 메시지가 왔다. 늘 야무지게 잘하던 애가 이런 얘길 하는 거 보면,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게 분명했다.
"왜 오늘 힘들었어?"
"아녜요, 제 성격이 착하지 않나 봐요.
시킬 땐 군말 없이 해놓고 다 끝내고 나서 불만인 거 보면."
"아이코, 얼마나 또 열심히 하면서 끙끙댔을까."
그제야 후배가 말했다.
"힘내라고만 하지 누구도 힘드냐고는 안 물어보니까..."
사실, 이 말에 마음이 먹먹해지더라.
힘내 와 힘드냐의 그 미묘한 차이를 후배를 통해 깨닫게 됐다고 할까. 때론 힘내라는 긍정 메시지보다 힘드냐는 부정의 메시지가 더 공감과 위로를 준다는 것.
헤어짐을 앞두고, 내 옆에 앉아 내가 일하는 모습을 마냥 바라보던 후배 시선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차마 얼굴을 못 보겠어서 "oo야, 이거 좀 처리해 줄래?"라고 화제를 돌리던 그 장면이 떠올라, 오늘 밤은 쉽게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밤 11시, 조용한 사무실에 둘이 앉아 "그래도 서로가 있어 고맙다."를 되뇌던 그 시간이 하루를 버티게 하던 힘이었는데. 그 기억으로 내일도 잘 버텨주면 좋겠다. 내 예쁜 후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