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그때 해주신 말씀 아직도 기억나요."
"내가 뭐라고 했는데?"(요즘 기억력이 좋지 않아)
"넌 뭐가 두렵니?라고 물어보시는데, '뎅'하더라구요."
2년 만에 만난 후배가 들려준 얘기가 집에 오는 내내 생각나서
꼭 글로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말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
"사실, 진짜 두려웠어요. 다른 결정을 한다는 게. 근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두려운 게 뭐지?'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구요."
6개월의 인턴 기간을 마친 후배가 우리 회사에 더 잔류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였다.
회사에서는 더 있어 줄 것을 제안했고, 나는 다른 길을 택했으면 했다.
남의 인생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아니지만 훨씬 재능이 많은 친군데,
이팀 저팀 불려 다니면서 뒤치다꺼리만 하는 거 같아서 안쓰러웠다.
안타깝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팀에 100% 속했다면, 뭐라도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회사 시스템때문에
어느 것 하나 가르쳐 준 게 없었다.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녀석이 우리가 야근을 하면 인턴인데도 남아서 같이 있다 가겠단다.
일하면서 함께 얘기 나누고, 끈끈한 뭔가(설명할 수 없지만)를 나눌 수 있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그런 고리들이 아쉬워서 회사에 남고 싶다는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2년 만에 만났지만, 코로나 때문에 밥 먹고 차 마시고를 2시간 만에 마치고 들어가는 길.
"oo아, 만약에 내가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뭐가 두려우세요?"라고 물어봐 줘"라고 말했다.
그 말을 기억하고 있어서도 고맙지만, 누군가 기억해준 그 말이 나에게 다시 돌아와 새로운 힘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