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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제이쿠 Aug 26. 2021

"너는 뭐가 두렵니?"

"저 그때 해주신 말씀 아직도 기억나요."

"내가 뭐라고 했는데?"(요즘 기억력이 좋지 않아)

"넌 뭐가 두렵니?라고 물어보시는데, '뎅'하더라구요."


2년 만에 만난 후배가 들려준 얘기가 집에 오는 내내 생각나서 

꼭 글로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말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

"사실, 진짜 두려웠어요. 다른 결정을 한다는 게. 근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두려운 게 뭐지?'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구요."


6개월의 인턴 기간을 마친 후배가 우리 회사에 더 잔류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였다.

회사에서는 더 있어 줄 것을 제안했고, 나는 다른 길을 택했으면 했다. 

남의 인생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아니지만 훨씬 재능이 많은 친군데,

이팀 저팀 불려 다니면서 뒤치다꺼리만 하는 거 같아서 안쓰러웠다. 

안타깝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팀에 100% 속했다면, 뭐라도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회사 시스템때문에 

어느 것 하나 가르쳐 준 게 없었다.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녀석이 우리가 야근을 하면 인턴인데도 남아서 같이 있다 가겠단다. 

일하면서 함께 얘기 나누고, 끈끈한 뭔가(설명할 수 없지만)를 나눌 수 있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그런 고리들이 아쉬워서 회사에 남고 싶다는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2년 만에 만났지만, 코로나 때문에 밥 먹고 차 마시고를 2시간 만에 마치고 들어가는 길.

"oo아, 만약에 내가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뭐가 두려우세요?"라고 물어봐 줘"라고 말했다. 

그 말을 기억하고 있어서도 고맙지만, 누군가 기억해준 그 말이 나에게 다시 돌아와 새로운 힘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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