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백화점엘 들러 화장품을 샀다. 제품을 너무 좋아해 주는 것 같아 테스트한 샘플을 몇 개 더 챙겨 주신다고 했다.
친절한 설명 덕분에 그간 몰랐던 제품도 알게 되고, 기분 좋은 저녁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맞다. 그런데 문을 나서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누군가의 서비스를 받으며 제품을 사는 일이 어느 순간부터 불편해졌다는 것을.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사서 쓰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그런 대접을 받는 게 어색해졌다고 할까.
대학생일 땐 엄마 찬스로 백화점 화장품을 덥석 사고, 포인트도 쭉쭉 쌓이면 기분이 좋더니. 어른이 돼서 그런가 호의를 받는 것보다 베푸는 것이 더 기분이 좋다고 할까. 물론, 기분 좋은 에너지 덕분에, 찜해둔 것들 때문에, 그 호의의 반응은 재방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또 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