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들어가는 마음

by 다빵

겨울이 가까워지면 차가운 공기보다 먼저 건조한 기운이 몸에 스며든다.

밤에 누우면 코가 막힌다고 칭얼대는 아이들.

이제 또 누가, 언제부터 감기를 시작할지 불안해지는 시기다.

요즘은 아이들 방학이 다가와서,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 중이다.

기파랑을 12월을 마지막으로 그만두기로 했는데, 아이의 주간 테스트 성적이 좋아져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저번달만 해도 이제 곧 그만둘 건데 가기 싫고, 숙제도 봐주기 싫었는데 막상 끝이 다가오니 아이도 나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첫째는 다음 레벨의 책은 어떤 게 있는지, 그 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해하면서 미련을 두었다. 다음 레벨에 올라가면 더 두꺼운 책과 씨름해야 하는데 지금은 공부에 대한 부담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앞서는 것 같다. 참 아이다운 모습이다.

오늘은 2학년을 앞둔 둥이에게 수학 학원 특강을 권해봤다. 보통은 학원보다는 집에서 쉬고 싶다는 셋째가 뜻밖에도 셋째가 먼저 하겠다고 나섰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내심 미심쩍다. 막상 학원 갈 시간이 되면 “또 가야 돼?” 할 거 같아서다.

묘하게도 이번 겨울을 앞두고는,‘우울하다’는 감정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보통은 일조량이 줄고, 밤이 빨리 찾아오면 나도 덩달아 무기력해졌다. 작년만 해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이런 때는 받아온 우울증 약을 더 늘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이런 계절의 흐름에 익숙해진 건지, 것보다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점점 따뜻해지는 겨울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무던한 겨울이다. ​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예전보다 덜 추운 겨울, 평소보다 따뜻한 바람, 좀처럼 내리지 않는 눈.

무언가 특별하지 않은 이 겨울이, ‘캐럴이 사라진 거리’처럼 느껴졌다. 눈이 오지 않아도 겨울은 오고, 캐럴이 없어도 연말은 다가오지만, 그 계절이 주던 감정은 변해 간다. 더 이상 춥지 않은 겨울은 매년 반복해서 찾아오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던 감정은 예전 같지 않다.

겨울은 여전히 오고 있지만, 어쩌면 더 이상 ‘겨울답지 않은 겨울’로, 그렇게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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