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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르페디엠 Aug 30. 2022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나만의 노하우

힘들 때 정신 똑바로 차리는 감정 손자병법

살다 보면 힘든 시기가 반드시 온다. 힘든 시기란,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때다. 내 친구는 이만큼 힘든데... 지금 내 상황이 힘든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지만 나 자신이 느끼기에 보통의 날들보다 마음이 어려우면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 고통은 상대적인 게 아니고 오롯이 내가 견뎌야 하는 일이니까.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날 속에서도 힘듦은 불쑥 찾아오곤 한다. 이 시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버텨낼지 고민해본다.


[ 대응책 #1 : 정면돌파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보자 ]


너무 하기 싫은 일이거나 현재 상황이 복잡해 보여서 회피해왔는데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할 때, 숨 한번 크게 쉬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 Mind-set 후 다른 일은 제쳐 두고 본 상황에만 찬찬히 집중해 본다. 팩트 위주로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시 관련 인물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타인의 의견을 묻는 건 내 생각이 정립된 이후가 좋다. 디테일한 정보를 모으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된다. 이렇게 어라? 생각보다 힘든 일이 아니었구나? 하며 곧바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경우가 100건 중 50건은 되었던 것 같다.


단지 겁을 집어먹어서 필요 이상으로 힘든 경우에는 이렇듯 1단계에서 끝난다. 팩트를 파악하며 내가 몰랐던 상대방의 입장 등을 알게 되고, 문제라고 생각했던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던 적도 있었다. 다만, 힘들 때(vulnerable)에는 보통 의지 자체가 생기지 않으므로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래도 마음먹기가 힘들지 하나하나 풀어나가 보시기를 바란다. 하기 싫다고요? 그럴 맘이 안 생겨도 저를 믿고 한번 해 보시라!



[ 대응책 #2 :  이미 저질러진 일은 돌이킬 수 없음을 인정하자 ]


"이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저 사람의 상황이 나라면 얼마나 좋을까?" 등 힘들 땐 내가 처한 상황을 벗어나고만 싶다. 우리는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고통을 감내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을 하며 회피하곤 한다. 왜냐면 그 편이 훨씬 쉬우니까. 혹은 지금 당장 아프지 않고 고통을 유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고통을 유예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잘못되었다. 고통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아침에 눈 뜰 때부터 잠에 들 때까지 지속 데미지를 받고 있는 거다(마치 독뎀처럼). 그러므로 내가 어떤 문제에 대해 게으르거나, 내가 힘들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인정을 해야 대응책을 세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갑상선암이 맞을 확률이 80%정도 된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 그 수술 날짜를 잡았다. 허나 암일 확률이 100%가 아니므로, 수술하기 싫은 마음에 의학 논문도 찾아보고, 카페 후기도 보면서 몇 날 며칠을 인터넷에서 헤맸다.(Cancer research UK도 들어가 봄. https://www.cancerresearchuk.org/about-cancer/thyroid-cancer/research-clinical-trials/research)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암 수술이 꼭 필요할지 여부는 "의사도 확실히는 모른다"는 거였다. 의사도 전문가로서 case를 보고 임상적으로 어떠한 선택을 하면 더 좋을지 확률적으로 판단할 뿐이었다. 갑상선 반쪽을 떼냈는데 '이상해 보였던' 세포가 암이 아닐 경우? 멀쩡한 갑상선을 두었던 편이 나았을 거다.(갑자기 생물시간에 배웠던 갑상선 호르몬의 기능이 떠오른다. 갑상선은 아주 소중한 장기다. 따흑) 그래, 그냥 의사 선생님 말씀을 믿고 가보자고 수술을 받아들였다.


결정 후에는 수술 후 빠른 컨디션 회복을 위해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방법으로 내가 선택한 것은 운동과 식단이었다. 매일 수시간 동안 뭔가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였기에, 매일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약 35분 동안 운동하되,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10분간 사이클을 level 10, 20km/h 이상의 속도로 웜업 한다. 그리고 풀업, 바벨 스쾃 등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상하체 근육을 조화롭게 만드는데 집중한다.(수술이 1주일 남은 지금 시점, 3주째 운동 중이다)


식단으로는 아침: 과일 조금 및 탄수화물(빵 1개), 점심: 죽 한 공기 및 닭가슴살, 저녁: 샐러드 및 닭가슴살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너무 배가 고프거나 일과가 고달플 때에는 종종 야식도 먹었다. 배가 고픈 상태를 default로 세팅하니 회사 업무 일과 중 점심시간 이후 졸리고 몸이 쳐지는 현상이 싹 사라지고 업무 효율도 올라갔다. 얼굴에도 붓기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게 조금씩 느껴진다.


[ 결 론 ]


우리는 지금 심리적으로 연약한 상태이므로 모든 프로세스를 거칠 때, 긍정/부정의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fact에 근거해서 생각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내가 암수술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슬프고 속상하지만,  이미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이상 어쩔 수 없다. 그럼 그냥 거기에 맞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고, 요즘에는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마음이 생긴다. 수술 후에는 약 한 달 동안 운동을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받아들임은, 수술 후 모든 것이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긍정/부정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거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것. 그게 멋진 선택이라고 믿는다.



** 짧지 않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어려울 때 대응하는 나만의 비법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공유해주셔도 좋겠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열린 마음으로 생각을 나누고 건강한 토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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