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을 딛고 선 맨발
심장 끝까지 저릿하게 해도
타는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시원한 육수 한사발에
흐르는 땀 씻기운다
명사십리 고운모래
하느아래 첫동네 주메산골
메밀면에 말아내온 국수 한그릇
누님 얼굴처럼 저란 무맛
다음에 놀러오면 괴기국 끓여주마
얼굴쓰다듬던 고운 손길
함흥브드 배 타는 날
다시는 갈 수 없는 곳이 되고
돌아돌아 다시찾은 오장동에는
배 안에 가득했던 사람들 사라지고
머리허연 할배 꾸벅 졸고 앉아 있네
따1듯한 엄마의 등
맵시좋고 고운 누님 그리우면
시언한 국수 얼음물에 말아
후루룩 마신다
고향산천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