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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희 Sep 28. 2024

새로운 공간

바스콘셀로스 도서관

태양과 신선한 바람은 만족스러운 여행을 최고로 끌어올려주고 있다.

우리는 부에나비스타역에서 가까운 바스콘셀로스 도서관을 향했다. 부에노비스타역 하니까 왜 부에노 비스타 소셜클럽이 생각났을까. 멕시코에서 쿠바를 떠올린다.

    

부에노비스타 역

인터스텔라란 영화로 유명세를 탄 이 도서관의 이름은 바로 '바스콘셀로스 도서관'이다나는 사실 도서관 이름이 내가 알고 있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작가의 이름과 같아서 당황했다멕시코에 있는 그것도 그 나라 수도에 있는더구나 유명한 도서관의 이름이 브라질 작가의 이름이라니.

 그래서 검색을 해 봤더니 스페인어로 'Biblioteca'는 도서관을 뜻하고, 'Vasconcelos'는 멕시코 전 대통령의 이름이다그는 철학자이자 교육자였고 본명은 'José Vasconcelos'이라 한다브라질 작가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외관은 돌로 지어져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연신내구립 도서관의 이미지를 닮았다고 생각했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바스콘셀로스 도서관


 이 도서관은 2003년 건축 공모로 건립되었다. 500여 명의 공모자를 제치고 알베르토 칼라하(Alberto Kalach) 건축가 팀이 선정되어 도서관 디자인을 하였고 지금 이 모습으로 완성이 되었다. 도서관 하면 어쩐지 닫힌 공간이 예상되었던 기존의 생각을 부스고 열린 공간의 철제로 이루어진 서가를  만들었다.  철제로 지어진 서가는 인상적이었다. 공중에 떠 있는 책장 선반의 입체감은 마치 우주에 온 착각이 들게 했다.  크리스 놀란 감독이 왜 이곳을 인터스텔라의 배경으로 삼았는지 설명 없어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건축가 스스로 책을 실은 방주라 도서관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보는 것만으로 왜 그랬는지 바로 이해되었다

 철제 선반이 공중부양하면서 비정형으로 확장되어 품고 있는 책이 57만 5천 권이라 하니 규모 또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책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은 우주 공간을 거니는 착각을 하기에 충분하다. 공중에 걸려 있는 서가를 구경하며 오래전 보았던 영화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고 올걸 하는 후회를 잠깐 했다시공간에 갇힌 듯한 착각과 우주를 날아다니는 공중에 있는 것 같은 신선함이 왠지 다른 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듯싶었다. 현실이 아닌 4차원, 5차원의 세계로 순간이동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바스콘세로스 도서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구석진 소파에 앉은 젊은이들의 애정행각(?)을 보며 시공간을 넘어선 사랑을 얘기한 인터스텔라의 영화 속 이야기가 생각났다. 순간 차가운 철제 서가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도서관 내부



 새로운 공간.

 시공을 초월하여 다른 세계로 넘어간 기분을 느꼈던 공중 부양된 도서관. 

 디자인의 특별함으로 우주 영화 촬영지가 되었던 도서관.

 지명이 주는 혼란으로 멕시코인지 브라질인지 쿠바인지 헷갈렸던 그날. 

 부에나비스타역 지명과 바스콘세로스 도서관이름과 도서관 콘셉트와 맞아떨어진다고 웃어대던 그날이 그리운 건 벌써 일상 속에 잠식되어 버린 때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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