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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희 May 11. 2022

발톱

    

또깍또깍

발톱을 깎는다     

답답한 양말 고린내 나는 신발 속에서도 

아무도 모르게 자라나서     

쓸쓸한 공간에 내쳐진 뾰족한 조각들 

저를 버린 몸뚱이를 멀뚱이 바라본다     


반짝반짝 

발톱이 빛난다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견딘 것에 대한 작은 위안

깔끔해진 발톱위에 빨간 페디큐어를 바른다     

찾아올 이도 떠나갈 이도 없는 저녁

변방의 철조망 위에 빨간 등불이 환하게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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