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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희 Nov 15. 2022

안식의 바지랑대


아침 해가 웃음 지을 때

늘어선 행렬 분주한 걸음걸이

어제의 피로 떨쳐낸 말간 얼굴들

땅속 네모상자 문이 열리고 빨려 들어간다


커다란 아가리 속으로 쉼 없이 들어가는 군상들

지상에서 지하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리들     

어느새 다시 햇살 아래 서면

한 끼 밥 얻기 위한 경쟁의 소용돌이

비틀거리면서도 똑바로 서려는 

우리네 반복되는 일상의 파노라마     


하늘에 별이 내려와 거리에 깜박일 때면

삼삼오오 모여앉은 밥상에

사임당 어머니 한 장이 차려낸 

된장찌개 삼겹살 한 점

긴 하루의 소란을 잠재운다     


지친 오늘을 안식의 바지랑대에 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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