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주 Jun 04. 2022

일에 즐겁게 매여있을 수 있어요.

Teaching Artist의 즐거움


Teaching Artist로 수업을 나가는 수, 목, 금 아침이 매일 기대되고 설렌다. 이런 감정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수업 중에 '아이들이 또 나를 바라보며 어떤 놀라운 말들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몇 번이고 되새긴다.


분명 전 직장에서 내 모습은 아픔이고 고통 그 자체였다. 모든 걸 회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었고, 얼굴색은 회색빛 그 자체였는데 말이다. 이번 일을 하면서 내 모습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다. 아무리 일을 해도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의 눈망울과 재잘거리는 입을 보고 있을 때면 절로 웃음이 난다.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일에 대한 나의 태도이다. 항상 편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 부모님에게 내가 가진 직업은 당연히 불안정 그 자체이다. 하지만 오늘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너무 좋고, 자부심을 느껴. 그리고 이 일하는 시간이 나를 너무 행복하게 만들어줘. 당분간 내 삶은 일과 함께 일 거고, 이 직업에서 꿈꾸는 미래는 너무도 아름다워!"라고


물론 부모님은 좋아하지 않는 기색이었다. 귀하게 키운 맏딸이 미래를 일에 걸겠다고 이야기했으니, 안정적인 삶은 포기했구나 하는 눈치였고, 그렇게 사는 삶은 너를 힘들게 만들 것이라 말했다. 공무원인 두 분에게 안정적인 삶은 얼마나 필수요소인지 알기에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솔직히 현실적으로 가시밭길이며 개척할게 한 두 개가 아닌 문화예술계로 들어왔으니 나도 동의한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그런 사람인 걸 어떡하느냐 말이다. 개척이 좋고, 가시밭길이 즐겁고, 아이들과의 소통에서 행복을 느끼고, 예술을 사랑하며, 다양한 문화 속에 살고 싶은 사람.


무엇보다 예술의 가장 좋은 점은 정답도 없고, 평가도 없다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나는 세상이 내린 정의가 아닌 예술  지혜에서 내린 것들을 사랑하며 지낼 뿐이다. '당분간 일에 사명을 다해볼 생각이다.' 아닌 평생 나는  일에 사명을 다할 생각이다. 사실 요새 마음이 어지러운 것도 있고 그냥 일에 미쳐 살란다. 언제나 그렇듯 하나가 마음에 들어오면, 무엇하나 꾸준히 하지 않는  없다.  일도 그럴 것이라 예상한다.


지금 작은 안전을 위해서 자유를 포기하는 사람은 둘 다 가질 권리가 없고 둘 다 잃게 될 것이다. -벤자민 프렝클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