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순간들에 대해서
이번 수업 주제는 별과 별자리 차시를 확장해서 '별처럼 반짝이는 것'들을 주변에서 찾아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글자 콜라주와 ohp필름 별자리를 만들어서 천장에 비추는 수업 과정이었다. 수업은 조금 걱정이 되고 긴장이 되기도 했다. 내가 시각예술가이기도 해서 수업을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아이들이 혹시라도 지루해하면 어쩌지라는 아주 초짜 Teaching Artist의 작은 마음이었다.
생각 이상으로 아이들은 열심히 작품을 진행했고, 한 명 한 명이 반짝이는 천사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의 소감을 대답하는 시간에 아이들 삶의 단단함에 또 한 번 놀랐다. 나를 눈물짓게 만든 건 '우리 가족의 반짝이는 순간'이라는 제목을 지은 아이, '저는 제 모든 추억들이 반짝거리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던 아이, '저는 제 짝꿍이 반짝거려요.' 그리고 가장 감동이었던 건 아무렴 나의 가명인 반짝 선생님을 불러주며 '빤짝 선생님이 반짝거려요.'라고 말해준 아이. 이 모든 아이들이 한 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특히 무엇보다 '우리 가족의 반짝이는 순간'이라는 제목을 지은 아이의 작품을 보고 청승맞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마스크가 있어 얼마나 눈물을 숨길 수 있어 감사했는지 모른다. 덕분에 요즘 우리 가족들을 다시 바라보고 있다. 가족이 그런 거다. 쉬울 듯 쉽지 않은 것, 매번 위태롭고 쓰러질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항상 변하지 않고 곁에 있는 존재들.
나는 그것도 모르고, 과거에 얽매여 가족뿐만 아니라 내 주변인들을 얼마나 많이 회피했는가. 물론 상처받고 아픈 건 사실이었지만 이제라도 그들을 아니 나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할 마음이 생긴다.
그건 정말이지 아이들의 작품 덕이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가 세상의 전부인 5학년 아이들의 작품, 그들이 가장 소중하며 영향을 크게 받는 아이들. 그 사랑으로 그렇게 성장하는 어여쁜 마음들. Teaching Artist라는 직업은 나를 이렇게 매일 성장시킨다. 메마른 마음에 물을 적시고, 따뜻한 온기를 준다.
"여러분은 언제 반짝이는 순간을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