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주 Jun 09. 2022

멋진 언니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

Teaching Artist 팀으로 일하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정말 진심을 다해 올해 잘한 일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예술로 플러스, 어린이 Teaching Artist라는 직업을 시작하게 된 것. 그리고 함께한 멋진 7명의 팀을 만나게 된 것. 나는 7명 중 두 번째로 어리기도 하고 경력도 없어서 처음에는 얼마나 어리숙하고, 적응하기 어려웠었다. 하지만 한 학기라는 시간이 지나니, 어린이 TA(Teaching Artist)가 어떠한 직업이고 어떤 사람들이 함께 모였는지 그중 특히 우리 팀이 점점 객관적으로 보인다.


대부분 나보다 예술업으로 살아온 인생이 오래돼서 그런지 언니들을 깊이 알수록 '내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 싶어 진다. 마더 테레사나 돼야 인생의 롤모델로 삼던 내가 주변인을 롤모델로 생각하다니 이것 또한 인생의 엄청난 변화인 것 같다.


일단 첫 번째로 Teaching Artist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 얼마 전에 친동생이 직장에 다니다가 이직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이 현타가 온 동생은 "여자 나이 4-50이면 회사에 거의 없어.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 언니들 그 나이대여도 지금이 인생의 첫 시작인 것처럼 매 순간 열정적으로 일한다. 하지만 더 헉한 건 이 언니들 프로 N 잡러이다. 매 순간 도전에 도전을 더 해 나아간다. 저 도전 정신 너무도 닮고 싶다.


두 번째로, 언니들은 일 뿐만 아니라 삶 또한 주체적이고 주도적이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워낙 연구할 것도 많고 함께 지내는 시간도 많다 보니 공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된다. 그때 보이는 언니들의 모습, 일도 삶도 무진장 프로페셔널하다. 내가 아직 차마 살아보지 못한 인생과 경험들을 때론 거치게 헤쳐나가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보통의 경험으로 나오는 것들이 아니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내 인생의 뛰어난 인생의 공감능력과 지지대이다. 고민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언니들에게 이야기하면 해결사처럼 뚝딱 해결해준다. 내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내 마음에 와닿아있는 언니들의 큰 마음이 너무도 고맙다.


난 사실 대학을 삼수한 이후로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언니로 지내왔고 살아왔었다. '언니'라는 단어는 나에게 익숙하기도 하지만 내가 언니였을 때 자연스럽지 누군가를 언니라고 부르는 일은 아직은 어색하다. 그리고 예술가를 자처하며 오랫동안 이 길을 걸어왔지만 시각, 무용, 음악, 연극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외로운 예술가 생활도 이제 드디어 처음으로 마음에서 접게 되었다. 홀로 고독한 예술가를 떠나 함께 행복한 예술가로 걸어가는 길임이 분명하다.


언니들과 함께하니 유 퀴즈에서 봤던 니키리편이 많이 생각난다. 니키 리를 보면서 '멋지다. 나도 과연 저렇게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마음에 의구심이 들었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야 "정말 가능하지"라는 확신이 든다.


출처: 유퀴즈

특히 니키 리가 남편 유태오를 사랑하는 과정에서 "파도는 제가 맞으면 돼요."라고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난 자존심도 딱히 없고 그런 상투적인 것들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며, 솔직하기도 하니 정말 "아무것도 없어도 파도쯤이야 해일도 당연히 맞아도 돼지."라는 마음이 가지게 되었다.


출처: 유퀴즈

누군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거라고 했는데 지금이라도 이런 마음이 들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나는 수많은 실패들 가운데서 성장하였고, 그 실패들은 무수히 빛나는 점들이 되어 나를 이어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2022년도는 Teaching Artist에서 일하는 멋진 언니들과 함께라 두려울 것이 없다.


지금도 멋있었지만, 앞으로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자 설주야.




작가의 이전글 일에 즐겁게 매여있을 수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