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살아야만 해

사랑하는 c에게 보내는 기도

by 설주


장기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 c, 그런 친구에게 무슨 힘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담담히 c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동시에 기도하려 한다.


요새 자주 연락하지 않지만 한번 연락하게 되면 깊고 진한 프림이 들어있는 믹스 커피처럼 연락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 내 친구 c.


어쩌다 우린 깊고도 찌-인한 관계가 되었을까?


과거의 타임머신을 타고 내려가서 바야흐로 2016년 우리는 처음 만났다. 내 삶에서 가장 불안했기에 몸에 있는 작은 살떨림도 느껴졌던 그랬던 때. 그 시기에 서울에 있는 한 교회를 다니다가 우리는 마주쳤다. 짙은 눈썹에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던 c는 그 불안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듯이 나를 대해주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서로를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랬다.

예수의 십자가가 자리 잡고 있는 곳에서 만났다.

그렇다.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기로 만난 사람들.

무슨 많은 말이 필요하랴.


또, 오늘은 c의 특별하고 잘난 점을 마구 이야기하고 싶은 날이다. c는 사진가, 카피라이터, 일러스트레이터, 시인, 에세이스트, 춤꾼 등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예술에 관련된 전문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계적으로도 c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발끝까지 아깝지 않게 모든 것을 퍼다내른다. 그래서 주위에 항상 많은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멋진 모습들 중 나는 아무 말 없이 카메라를 든 사진가 모습의 c가장 좋다. 왜냐하면 c의 사진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c의 사진에는 4계절이 가득하다. 때론 희망찼다 지치기도 하고 여물었다 쓸쓸 해지는 그런 느낌을 모두 담고 있다. 아마 내가 지금까지 태어나서 앞으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가는 c일 것이다.


이렇게 멋진 인생을 살아온 c는 요즘 자신의 모습을 무언가 두꺼운 막에 가려 단단히 보지 못하고 있다. 나는 아직 너무 어리석어 그런 c에게 어떤 제대로 된 위로도 해주기 어렵다.


그렇게 나 자신이 아무것도 못한 존재가 된 것 같을 땐, c가 추천해준 책의 한 구절로 위로를 전해야겠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곳에서, 내일은 오늘과 다른 곳에서 지는 해를 보는 것. 되도록 지금을 벗어나는 것. 떠나야 하는 이유는 단단히 대지를 뚫고 태양처럼 솟아올라 매일 우리를 환하게 비추었다.

해가지는 곳으로, 최진영, p12



나의 사랑하는 c,

나는 별 위로가 되지 못하는 변변치 못한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 과거의 나는 너를 꼭 안아주며 온 맘으로 위로했던 것 같은데, 지금 나도 내 모습이 참 자신이 없나 봐. 그래도 우리는 서로의 슬픔을 가장 잘 아니까. 내가 존재함으로써, 네가 존재함으로써 서로의 인생이 조금은 나아지겠지? 지금이 마주하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지만 우리가 숨 쉬는 이 순간에는 분명 숨을 또 쉬어갈 내일이 있으니 아주 조금 힘내며 미래를 바라보자! 사랑해!


그리고 아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