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한 기분을 전철에 두고 내리지 못했을 때
기분이 울적한 날이면 K는 퇴근길에 '개나라대박마트'로 간다.
전철 두 정거장 전에 내려 한참 걸어야 하는,
애매한 곳에 있었지만 그래도 간다.
'개나라대박마트'에 들어선 K.
휴대폰 케이스 속에 넣어 둔 1000원을 꺼내 손에 쥔다.
곧장 간식코너로 가서는 '연어치킨돌돌말이개껌' 하나를 집는다.
손놀림이 익숙하다.
말 그대로 말린 연어살에 말린 닭고기를 돌돌말아 놓은 것이다.
낱개 포장 하나가 1000원이다.
'연어치킨돌돌말이개껌'을 손에 든 K.
발걸음이 가볍다.
가볍다 못해 통통 튄다.
울적했던 기분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띠리리리릭!
댕댕이 '까불이'는 K를 좋아하는 것일까,
'연어치킨돌돌말이개껌'을 좋아하는 것일까?
뭐, 아무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