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 컸습니다.
"저는 스스로 컸어요."
부모님의 앞에서는 해본 적 없는 말이다.
감정의 태풍이 몰아치던 사춘기에도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
나의 부모님은 큰딸의 사춘기에 낯설었지만, 나는 부모님의 억지로 짓는 웃음에 감사했다.
적어도 그들은 나의 감정에 내가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
따뜻한 울타리가 갑갑해졌을 때쯤, 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궁금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그 사회에 발을 들였을까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했다.
어쩌면 내가 사람들을 잘못 사귄 결과였을 수도 있다.
다만, 시간은 무차별적으로 나의 책임을 앗아간 채 흘러갔다.
그 말은 나의 입 밖으로 나온, 처음이자 마지막 말이었다.
물론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다.
다들 나의 새싹에 영양분을 한 번씩 준 사람들 마냥 소리를 질렀다.
황당했고, 황당했고 또 황당했다.
나에게는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것들이 가득했고, 사실 내가 잘 지킬 수 있을지 의문까지 들었다.
돋아난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들은 제각각 원하는 것만 요구했다.
그것도 참 유치한 방법으로
나는 진정으로 스스로 크고 싶은 마음이다.
얼마나 오만하고 바보 같은 말인지 알지만, 그들에게서 만큼은 내 권리를 다시 찾고 싶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에도 입만 달콤한 것들은 이제 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