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3. 스튜어트 홀, 임영호 역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스튜어트 홀, 임영호 역,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컬처북스
스튜어트 홀은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미디어’라 말한다.
미디어가 대중들의 비판적 사고를 방해하는 데 탁월한 지배적 힘을 갖고 있음을 비판한다.
홀은 그것을 마치 ‘자연화’ 된다고 말하며 동시에 “미디어에 담긴 이데올로기적 메시지가 허상을 창조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라고도 주장한다.
스튜어트 홀은 대처리즘이 특정한 역사적 시공간에 어울리는 교묘한 정치적 술수이며 대중적 상식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장한다. 영국 수상 대처의 헤게모니 정치 양식이며, 이를 눈치 채지 못했기 때문에 좌파가 패배한 것이라 말한다.
스튜어트 홀에게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은 그의 문화연구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그는 문화주의와 구조주의를 접합하고 그람시의 실천철학을 동시에 주장한다. 여기서 실천할 대중은 모든 사회적 모순 속에서 지배당하는 여러 층들의 총체인 민중이라 정의한다.
‘어떤 유기적 이데올로기의 대중적인 힘은 항상 그 힘에 접합될 수 있고 그 힘을 접합할 수 있는 사회집단에 달려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싶을 따름이다. 바로 여기에서 접합의 원칙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연결이란, 사회 경제적 구조나 위치에서 필연적으로 주어지지 않고, 바로 접합의 결과로 생겨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스튜어트 홀, 임영호 역,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컬처북스, 184쪽.
그람시에게 '헤게모니'란 사건의 영원한 상태도 아니며 저항이 없는 상태도 아니다. (…) '헤게모니'란 항상 특정한 투쟁 현장의 일시적인 정복일 뿐이다. 헤게모니는 어떤 투쟁의 장에서 대립하는 세력 사이의 배치 변화이자 그 장을 어떤 경향 속에 접합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경향은 어떤 지배 계급이나 자본의 일부에 직접 이득이 되지는 않지만, 사회와 국가가 넓은 의미에서 어떤 국가적, 역사적 형성 과제에 부합하게 해 주는 조건을 조성한다. (…) 그래서 이제는 사회를 필연적으로 모순되고 항상 역사적으로 구체적인 복합적 구성체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스튜어트 홀, 임영호 역,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컬처북스, 248~249쪽.
홀은 미디어를 통해 지배 이데올로기를 설명하고 비판한다. 여기서 지배 이데올로기는 불변적이고 불가피하며, 마치 자연적인 것처럼 재현된다. 따라서 대중은 이를 의심하지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홀은 텔레비전이 지배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낼 때, 단순히 해당 종사자나 방송의 기질(성격)로 자연스럽게 나타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텔레비전(방송)의 고질적인 편견을 꿰뚫어야 한다며 힘주어 말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개개인은 아주 다양한 부류와 여건에 속하는 데도, 날마다 다루는 다양한 뉴스와 설명을 제한된 해석 틀 안에서 처리하도록 제약하는 체계적인 방식이 작용한다.”
-스튜어트 홀, 임영호 역,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컬처북스, 441쪽.
여기서 ‘제한된 해석 틀’과 ‘제약하는 체계적인 방식’은 텔레비전(방송)이 민중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말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본래 텔레비전은 모든 진실을 담을 수 없다.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뉴스는 교묘하게 사진과 헤드라인을 기호로 사용해 그 안에 지배 이데올로기를 심어놓는다.
즉 뉴스의 기호를 본 순간
그 의미를 수없이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민중은 완벽한 이상 세계를 보게 된다.
그러나 그저 ‘편집되고 조작된 현실이자 환상’을 보고 있을 뿐이다.
이는 홀의 헤게모니 개념과도 연결된다. 그는 먼저 지배계층이 원활한 지배를 위해 교묘하게 사용하는 논리라 말하는, 잘못 해석된 헤게모니를 부정한다. 홀은 그람시의 헤게모니와 자신의 사상을 접합한다.
그는 헤게모니를 ‘어떤 구성체가 지배의 이데올로기적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문화적 리더십에 의해 확보된다.’라고 설명하며, 문화적 리더십이 곧 민중의 동의이자 의지적 실천임을 강조한다.
결국, 스튜어트 홀은 민중은 미디어가 만든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치밀하게 의심해야 함을 주장한다. 민중의 의식적인 실천으로 이데올로기 투쟁의 길을 열어놓는다. 민중은 끊임없이 의식하고 의심해야 한다. 특히 현 사회에서 이미 미디어가 수만 가지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하고 유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상기할 문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