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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란 Dec 30. 2018

불협화음도 ‘화음’이니까

<세라비, 이것이 인생!> /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세라비, 이것이 인생!> /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 115min


불협화음도 화음이니까



출처: <세라비, 이것이 인생!> 스틸컷


웨딩 플래너 맥스의 하루는 너무나 길고 고되다. 밥맛도 없는데 까다롭기까지 한 고객의 요구를 수시로 맞추기란 쉽지 않다. 설상가상, 직원들은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 기회가 될 때마다 사고 치는 그들은 하나같이 성격도 특이해 맥스를 괴롭게 한다. 정말 말 그대로 대환장 결혼식이 끝날 수 있을까 싶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꼬박 밤을 새우며 기품 있는 결혼식을 진행하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갖고 있음에도 사건 진행 속도가 빨라,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직원들의 실수와 눈치 없는 행동 때문에 끊임없이 웃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사실 인간을 향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다.  

 

종착지에 서서 ‘그래 인생 뭐 별거 있나.’ 하며 웃겠지만, 이 작품은 그 이상을 전달하고자 한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이 특별한 점은 타인이 재단한 인생을 사는 인물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두 각자의 뚜렷한 주관과 개성으로 삶을 충실히 잘살고 있다. 그것도 아주 인간적으로, 프로페셔널(?)하게!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특별한 나로서 타인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다. 끝내 폭발하고 마는 맥스와 완벽한 사람으로 등장한 고객도 서로의 허점 앞에서 활짝 웃으며 악수할 수 있으니까. 


그래 인생 뭐 별거 있나! 사실 불협화음도 다르게 들으면, 아름다운 화음이다. 




글_관객동아리 씨네몽, 김진실




PS. 이 글은 전주독립영화관 소식지 2019 January, Vol.116 속 '관객동아리 씨네몽의  자료열람실 추천작'란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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