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10. 일상 속 착각의 그늘.
단상#10. 착각에 대해
1.
가끔 착각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반드시 거짓은 아니라는 안도감 말이다.
완벽한 진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거짓은 아닐 거란 착각은 하루를 살아가는 데 제법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한 일은 아니지만, 나 역시 그 사람과 같은 감정일 거라 얘기하며 사건 하나를 해결했다 자부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종종 사람들이 가진 자기만의 착각 지점은 오류를 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래간다.
2.
가끔 착각하는 내가 안쓰러울 때가 있다.
꼭 그렇게 생각을 해야 분이 풀릴까 싶을 때가 찾아온다는 소리다.
오류 같은. 각기 다른 착각 지점을 갖고 있어도 자신이 어디에서 낙하산을 펼지는 모르는 그런 불안함.
3.
나는 사람을 사귀는 데 능통하지 못하다.
웃기겠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을 믿지 않는 점을 부모님의 내력이라 표현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 표현하겠다. 이 표현 말고는 할 수 있는 거짓말이 없다.
능통하지 못한 것은 곧 의심이 많다는 말로 연결된다.
그러니까 착각도 자유란 말이 내게 딱 어울리는 것이다.
4.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갖기 시작한 이후부터 착각을 자주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안도감은 곧 자기 위안에 탁월한 도움을 주는데, 현재 상태로는 딱히 효력을 느끼지 못한다.
장소의 문제는 아닐까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는 하는데, 그것 역시 매일 소비되는 휴지 한 장과 다를 바가 없다.
5.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착각을 거짓말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를 속일 수 있는 위대한 선배에게서 배운 요령일까.
아님 직함을 물려받기도 전에 일을 그만둔 탓일까.
6.
갑자기 컵라면이 생각난다.
병원을 곧바로 들어갈 수 없어, 남동생을 앞에 두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었던 기억.
나를 황당하다는 듯 쳐다보던 사춘기 소년의 눈동자가 떠오른다.
착각으로 온 마음을 무장했어야 했는데, 그 녀석 때문에 그러질 못했다.
7.
착각의 그늘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깨달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그냥 움직이면 될 일에 화살표와 안내판을 가져다 놓고 홍보할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게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다.
마음을 들키지 않는 것은 착각 지점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