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이지만 모두를 위한 그림의 등장
<먹빛, 어른동화>
Muk color, Adult fairy tales
개인적이지만 모두를 위한 그림의 등장, 어른동화
섬
그들은 하나의 유기체 같으면서도 각각의 독립적인 존재였다.
거침없이 자신의 신체를 늘어트리고,
머리를 갈라 본체를 끊임없이 복제하는.
신화 속 거인의 우람한 팔인가 싶다가도,
날 꿈에서 짓누르던 눈코입 없는 괴한 같기도,
얼굴이 여러 개 달린 괴물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난 끝내 그를 특정할 수 없었다
그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었다
다시없을 발견을 위해 장벽을 타고 넘어왔지만
이 세계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존재할 수 없는
그들의 이방인조차 될 수 없는
무력한.
장벽이 허물어진다.
오는 길도 나가는 길도 자유로웠던, 아니
자유롭다 착각한 나에게만 보이던.
내가 내게 보내는 마지막 신호‥
손끝이 몸부림칩니다.
도망, 도망가고 싶어졌어요 영영.
섬
122 × 158cm | 한지에 수묵
그림과 글의 콜라보, 그림_윤예리 / 글_김진실